해인사 1천2백년만의 大佛事…「제2불교단지」 건축

  • 입력 1998년 1월 12일 08시 29분


경남 합천 해인사가 지어진지 1천2백여년만에, 그리고 팔만대장경이 옮겨온 지 6백년만에 제2의 불교단지 건축에 여념이 없다. 팔만대장경의 정신과 해인사의 역사를 담아낼 현대식 박물관을 비롯, 수련원 대법당 등 해인사불교단지 건축사업. 이번 작업은 팔만대장경을 통해 몽고침입의 위기를 극복했던 고려인들의 정신을 되살리는 것이어서 그 의미는 더욱 각별하다. 또한 이들 현대건축양식은 기존 전통문화공간과 조화를 이뤄 해인사의 새로운 천년맞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게 된다. 해인사 입구 옥류동계곡 삼거리 5천여평에 들어설 이들 건물은 각각 1천평 규모. 박물관은 12일 낮12시 상량식을 갖고 본격 공사에 들어가 대장경 이운(移運) 6백년이 되는 올해말 완공되고 나머지는 해인사 창건 1천2백년째인 2002년까지 마무리된다. 예상 비용 약 2백억원. “팔만대장경을 만들던 때나 지금이나 엄청난 시련기라는 점에서 상황이 비슷합니다. 힘들수록 우리의 문화를 아끼고 발전시켜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문화는 힘이니까요.” 설계를 맡은 건축가 김석철씨(아키반 대표)의 말이다. 팔만대장경과 해인사의 역사적 의미를 보여줄 박물관엔 경판꽂이(판가·板架) 모형과 경판 실물을 일부 전시하고 대장경의 제작과정 등을 보여줄 예정. 특히 설치미술가 백남준씨가 팔만대장경 내용을 형상화한 비디오아트를 설치할 계획이어서 눈길을 끈다. 대법당은 1천여명 이상이 한자리에서 예불을 올릴 수 있는 공간. 전면은 지상이지만 건물 자체는 지하가 되도록 설계, 자연과의 조화를 추구하고 있다. 수련원은 불도(佛道)를 닦는 수양공간과 대장경연구소의 연구공간 등으로 활용된다. 불교단지의 특징은 인공의 냉난방시설 없이 자연생태학적으로 냉난방을 조절한다는 점. 5백년 넘도록 팔만대장경을 완벽하게 보존해오고 있는 팔만대장경판전의 신비스러운 통풍구조를 현대적으로 되살리겠다는 취지다. 우리 전통문화의 정수 팔만대장경과 해인사. 그 정신이야말로 국난을 헤쳐나가는데 큰 힘이 될 것이다. 〈이광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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