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이상운씨, 장편소설 「픽션클럽」 펴내

  • 입력 1997년 11월 24일 07시 36분


「소설쓰기란 무엇인가. 그것은 결국 그럴 듯한 거짓말 만들기가 아닌가. 그런 거짓말이 도대체 삶을 위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신작소설 「픽션클럽」(하늘연못)은 소설쓰기에 대한 질문들로 가득찬 소설이다. 저자는 대학강단에서 문학을 가르치다 뒤늦게 전업작가로 변신한 이상운씨(38). 아버지의 지겨운 설교와 아무데서나 주먹을 휘둘러대는 또래친구들의 폭력을 피하기 위해 「공상벽」에 빠졌던 소년 한현. 대학졸업 후 그는 출판사편집인인 문학반 선배 이문엽과의 야합으로 단숨에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다. 하루아침에 신문 잡지의 연재청탁과 인터뷰 홍수에 밀려 즐거운 비명을 지르게 된 현. 그러나 이문엽이 당의정을 입혀 가공한 이야기에 버젓이 「한현」이라는 이름을 달아 내놓는 거짓놀음은 현을 자기분열에 빠뜨리고 그는 알코올중독자가 된다. 마침내 현은 신문 잡지에 양심선언문을 발송한 뒤 잠적하는데…. 작가는 실제 베스트셀러소설 제목이나 유명문인들의 이름을 패러디하는 수법으로 소설이 상품으로 유통되는 시대에 대해 「촌철(寸鐵)」의 풍자를 구사한다. 『소설쓰기의 어려움만을 푸념하려 했던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인생살이가 곧 이야기쓰기라는 것, 그래서 우리는 이야기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던 거지요. 오지도 않은 미래를 위해 무언가를 계획한다는 것 자체가 픽션을 위한 삶 아니겠어요』 「픽션클럽」은 97년 대산재단창작기금 수혜작품이다. 〈정은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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