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명 테오도르 카진스키. 나이 54세. 11세에 미적분에 관심을 가졌던 천재. 16세때인 58년 하버드대에 장학생으로 들어가 25세의 나이에 미시간대 대학원에서 수학박사 학위를 받고 곧바로 버클리대 수학교수가 된 엘리트중의 엘리트 유너버머.
유너버머란 FBI가 만들어낸 그의 별칭이다. 그가 대학과 항공 관련자들을 주된 테러대상으로 삼았다고해서 대학(University)과 항공(Air―)의 앞글자 Un과 A를 따고 여기에 폭탄(Bomber)를 합친 말이다.
시카고 교외에서 태어난 그는 어려서부터 말이 적었고 비사교적이었으며 매우 진지했다. 화학과 수학에 두각을 보였고 물건들을 잘 조합하는 데 재능을 보였다.
버클리대 교수직을 2년만에 그만두고 69년부터 은둔생활에 들어가 몬태나주 링컨의 블랙푸트 강가 작은 언덕에 오두막집을 짓고 결혼도 하지 않은 채 홀로 반문명의 길을 걸었다. 오두막집엔 전기 전화는 물론 화장실 하수구도 만들지 않았으며 자신의 배설물로 채소를 가꾸는 등 자연 그 자체의 삶이었다. 주변과의 어울림도 거의 없었다. 그는 이렇게 세상과의 절연(絶緣)을 꿈꾸며 과학기술자들을 테러할 폭탄을 만들고 반문명 이론을 집필했다. 현재 그의 감옥생활은 오두막집 생활보다 더 문명적일 것이다.
78년 테러를 시작한 그는 19년만인 지난해 4월 결국 체포되고 말았다. 제보자는 그의 형 데이비드였다. 그의 형은 지난해초 어머니와 함께 카진스키가 전에 살던 집을 정리하는 도중 원고뭉치를 발견했다.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에 게재된 카진스키의 반문명선언문 「산업사회와 그 미래」와 내용이 너무나 흡사해 동생이 혹시 유너버머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들었다. 형은 사실이 아니기를 바라면서도 사설탐정을 고용, 뒷조사를 했다. 동생이 유너버머일 확률이 60%에 달한다는 결과를 통보받곤 결국 FBI에 이 사실을 신고하기에 이르렀다.
〈이광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