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는 서울시의 첫 상수도 공사, 훈련원(訓鍊院)의 전경, 살곶이다리의 옛모습 등 구한말(舊韓末) 당시 서울의 풍물을 담은 사진 90여점을 단독 입수해 연재한다.
이 사진들은 1901년부터 1910년까지 서울에 거주하면서 뚝섬정수장과 대현산배수지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상수도 공사를 맡았던 영국인 기술고문 휴 개럿 포스터배럼이 찍은 것이다. 동아일보는 28일 「서울시민의 날」을 맞아 이 사진들을 처음으로 공개한다.
포스터배럼은 당시 한강물의 취수시설과 뚝섬의 정수시설에 대한 공사를 맡았던 영국회사 서울수도공사의 기술고문으로 파견 나와 왕성한 사회활동을 벌이며 서울의 사회상과 풍물을 사진에 담았다.
그의 손녀인 알로하 페이슬리(63·뉴질랜드 넬슨 거주)는 지난 7월 한국 중국 일본 등을 여행하면서 고이 간직해온 이 사진들을 한국에 전달하기로 결심, 주한 뉴질랜드 대사관에 이 사실을 알렸다.
본보 특별취재팀은 최근 뉴질랜드 넬슨 현지에서 페이슬리를 만나 포스터배럼의 낡은 사진첩에서 이 사진들을 촬영했다.
서울향토사학회 김영상(金永上)회장은 『서울 중구 을지로6가 국립의료원 자리에 있었다는 훈련원의 전경, 개화기 YMCA 야구단, 살곶이다리 위를 지나는 지게 진 행인, 상수도공사의 과정 등 개화기 서울의 모습을 생생히 담은 사료(史料)가치가 큰 사진들』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포스터배럼의 부인 마거릿은 구한말 황실 자녀들의 영어교사로 궁중에 출입하면서 황실 관계자와 외교사절을 사진으로 담았다.
마거릿이 찍은 무도회 사진에는 구한말 대신, 외교사절, 한국에 전기를 도입한 미국인 콜브란, 대한매일신보를 창간했던 영국인 배델의 부인 등이 눈에 띄었다.
〈넬슨(뉴질랜드)〓하태원·신원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