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대동강변의 돌이 서울에 왔다.
10일 개교 1백주년을 맞은 숭실대(총장 어윤배·魚允培)가 숭실학당이 위치했던 평양 신양리 대동강변 근처의 옛 학당 터에서 자갈 1백t을 들여온 것.
나무 상자 10개에 담겨 평양∼중국 다롄(大連)∼인천을 거치는 3천㎞의 긴 여정 끝에 숭실대에 도착한 대동강변 자갈의 국내 반입은 옌볜(延邊)의 조선족 실업가인 김일록(金日鹿)씨의 주선으로 이뤄졌다.
김씨는 올해 숭실대 대학원 경영학부에서 유학한 김홍란양의 아버지. 옌볜천지실업공사 총사장인 그는 북한과의 협상과 운송절차 등 궂은 일을 도맡았다.
돌 값은 1백20만원에 불과했으나 북한에서 인천까지 옮기는데 든 운송비가 몇배나 더 들었으며 김씨가 이를 모두 부담했다는 게 학교측의 설명. 김씨는 당초 돌을 채취하는 과정을 촬영해 필름까지 숭실대에 보내려 했으나 북한 당국의 제지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숭실대는 개교기념일에 이 돌을 학교 정문 양 기둥에 조형용으로 덧붙여 「평양 숭실 재건」을 위한 상징물로 삼기로 했다.
이를 위해 숭실대는 10일 오전 기념식이 끝난 뒤 이북5도민회 회장단과 교육부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교문앞 상징탑에서 「평양 숭실 재건」행사를 갖는다. 행사 후에는 자갈 일부를 실향민과 동문들에게 이름을 새겨 기념품으로 배부하고 숭실대 발전기금을 모금하기로 했다.
〈김경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