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아낙네들이 집에서 말린 고추를 들고 나오고 넉넉한 인심을 가진 상인들이 햇과일 무 배추 등을 파는 시골장터의 풍경은 복잡한 생활에 찌든 도시민에게 여유를 안겨준다.
꼭 무엇을 사겠다는 생각보다 시골장터 이곳 저곳 기웃거리며 물건을 구경하다 보면 하루해가 언제 저무는지도 모를 정도다.
김포 5일장은 △2,7일 김포읍시장 △1,6일 양곡시장(오라니시장) △3,8일 통진시장(마송시장) △4,9일 하성시장(태뫼시장) 등 4개장으로 나눠져 있다.
김포장에는 상인연합회 소속 등록 상인 50여명과 미등록상인 5백여명 등이 날짜에 맞춰 자리를 옮겨가며 물건을 팔고 있다.
네 곳의 장 가운데 가장 성시인 곳은 김포장과 마송장. 2천∼3천여평 규모의 장터에서 하루 평균 6천만∼1억2천여만원의 매상을 올리고 있다. 김포장의 특산물은 반찬 없이 먹어도 꿀맛이라고 김포주민들이 자랑하는 김포쌀. 가마(80㎏)당 14만6천원 정도로 서울보다 2∼3% 싸다.
또 김포농촌지도소에서 최근 개발한 「쌀눈기름」은 쌀눈 1㎏에서 1백40g밖에 나오지 않아 대량생산은 힘들지만 칼슘 철 비타민 등이 풍부한데다 첨가물이 없어 건강식품으로 인기다. 쌀눈기름은 1백50㎖짜리 1만원, 3백㎖짜리 2만원이지만 생산량이 적어 늦게 오면 동이 나 살 수 없을 정도다.
그리고 시원한 동치미 국물과 잘 어울리는 올방개묵도 김포장이 자랑하는 특색있는 먹을거리. 워낙 양이 적어 시판되지 않고 고촌면 일대 일부 부녀회원들을 통해서나 맛볼 수 있는 올방개묵은 논에서 자라는 풀로 만든 묵.
울방개묵은 지난해 경기도 향토음식요리대회에서 상을 받으면서 본격적으로 일반에 보급되기 시작했다. 꼬불꼬불한 샛길을 따라 펼쳐지는 김포5일장은 대형 할인매장 편의점 등이 늘어만 가는 도심에서는 맛볼 수 없는 황토의 멋을 간직한 시골장이다. 0341―82―4242
〈김포〓박정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