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육류 공포증 허실]韓牛고기도 익혀먹는게 원칙

  • 입력 1997년 10월 2일 20시 20분


미국산 쇠고기와 태국산 닭고기에서 O―157:H7 대장균과 리스테리아균이 잇따라 발견돼 「수입쇠고기 공포증」이 확산되고 있다. 2일 현재까지 이들 균에 감염된 환자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감염 위험성이 실제로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본적인 위생수칙만 잘 지킨다면 우리나라 사람이 O―157이나 리스테리아균에 감염될 확률은 극히 낮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대의대 오명돈(吳明燉·감염내과 전공)교수는 『균이 들어 있는 음식을 먹더라도 보통 성인은 배탈 설사를 하는 정도에 그치며 다만 소아 노약자 질환자 등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 세균에 대한 강력한 차단막은 식육을 완전히 익혀먹는 우리의 식생활 습관. O―157 리스테리아 살모넬라 등 저온성세균은 60도 이상에서 30분 이상 가열하면 죽는다. 따라서 수입쇠고기를 먹으면 곧바로 식중독에 걸린다거나 수입쇠고기만 피하면 이들 세균에 감염되지 않는다는 것은 모두 틀린 생각. 또 이들 세균이 외국에만 있는 것이란 생각도 오산이다. 경희대의대 호순태(胡淳太·미생물학 전공)교수는 『리스테리아균은 우리나라에도 인체의 내장, 소 닭 등 가축, 식물의 표면, 식수 등 자연계에 널리 퍼져 있는 균』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오교수는 나아가 『우리나라 사람 10∼20명 중 1명은 내장에 리스테리아균을 갖고 있으며 리스테리아에 감염된 환자도 지금까지 10여명 보고됐다』고 밝혔다. 82년 미국에서 처음 검출된 O―157균도 원래 소의 내장에 기생했지만 현재는 식물과 식수 등에도 널리 퍼져 있다. 특히 식품시장의 개방과 함께 「세균의 세계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현실에 비춰볼 때 체계적인 검역 및 방역망의 구축은 더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로 지적된다. 〈이철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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