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을 맞아 신나게 뛰어노는 아이들 중에 걸핏하면 친구들과 싸우고 들어오는 싸움꾼이 있다. 늘 다른 아이들에게 달려들어 때리고 밀치는 아이나 매번 상처투성이로 맞고 들어오는 아이나 부모 마음이 걱정스럽기는 마찬가지.
아이들은 싸우면서 큰다지만 한두번 티격태격하는 정도라면 몰라도 때리거나 맞는 행위가 되풀이된다면 두 경우의 부모 모두 자녀교육에 보다 신경을 써야 한다. 창의성교육연구소 김재은소장(이화여대 교육심리학과 명예교수)은 『공격적 성격을 가진 아이들은 커서도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폭력을 휘두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어릴 때부터 「폭력은 나쁜 것」이라는 가치관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맞고 들어오는 아이에게도 무관심하게 대응하면 나중엔 자신보다 약한 아이에게 보복하는 문제행동을 일으킬 수도 있다.
김소장과 이소희(숙명여대 아동복지학) 안동현교수(한양대 의대 정신과)의 조언으로 때리는 아이와 맞는 아이에게 적절한 가정교육법을 들어본다.
▼ 때리는 아이 ▼
집에서 맞고 자란 아이들이 밖에 나가면 친구들을 때리고 다니는 경우가 많다. 부모가 화를 잘 내고 난폭하고 상스러운 말을 쓴다면 아이도 똑같이 따라하게 마련. 부모 자신이 아이를 때리지 않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부모가 「오냐오냐」하며 아이 주장을 무조건 받아들이면 자기 억제를 할 줄 모르는 공격적인 아이가 된다. 반면 아이 주장을 무조건 억누르면서 키우면 아이는 자기와 다른 의견을 가진 친구에게 화를 내고 폭력을 휘두르게 된다.
「남을 때리는 것이 왜 나쁜가」에 대해 아이와 대화를 하는 것도 중요하다. 폭력의 해악과 함께 어른이 되어 남을 때리면 법의 제재를 받는다는 것을 차근차근 설명해준다. 『네가 누구한테 맞아서 피가 나고 아프면 어떻겠니』라는 식으로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도록 유도한다.
평소 태권도나 축구와 같은 격렬한 운동으로 아이 내면의 공격성을 순화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도 좋다.
▼ 맞는 아이 ▼
『야, 넌 왜 바보같이 맞고 오느냐』 『맞지만 말고 너도 같이 때려라』 하고 화를 내는 것은 금물. 『많이 속상하지, 엄마도 그래』 하고 동감을 표시하곤 편히 앉게 한 뒤 전후사정을 자세히 들어본다.
상대아이가 잘못했는데 억울하게 맞았을 경우 다음부터는 『왜 때리느냐』고 당당하게 자신의 주장을 펴도록 일러준다. 상대아이가 상습적으로 때리는 경우라면 그 아이의 부모를 만나 사실을 알리고 상대아이로 하여금 자기 아이에게 사과하도록 한다. 이 경우 자칫 애들싸움이 부모싸움으로 비화할 수 있으므로 상황을 확실히 알고 대처한다.
겁이 많거나 소극적인 성격의 아이들이 공격의 대상이 되기 쉬우므로 평소 아이에게 자신감과 적극성을 길러주는 것이 좋다.
완력은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이지 맞았다고 해서 덩달아 때리는 것은 안된다는 것을 알려준다. 방어할 자신이 없으면 피하는 게 상책이라는 것도 가르친다.
〈윤경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