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연구단지 「주부 외인부대」 출연…10여명 실력 발휘

  • 입력 1997년 8월 7일 19시 58분


「집안에만 앉아 있을 수 없다」 「우리도 충분히 한몫 할 수 있다」. 극성스런 정치인 아내의 이야기가 아니다. 대덕연구단지 정부출연연구기관에 취업한 「주부 외인부대」의 자신있는 목소리다. 연구원의 아내들은 정식 연구원이 아닌 파트타임 또는 임시직으로 고용된 사람이 대부분이지만 당당한 직장인으로 자부심이 대단하다. 4일 과학재단에 따르면 현재 취업을 희망하고 있는 연구원의 아내는 약 70여명. 생명공학연구소 전자통신연구원 등은 이미 자체적으로 희망자를 모집해 10여명의 「주부 외인부대」를 고용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도 최근 주부 파트타임 고용을 추진하는 등 주부 취업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연구원의 아내들이 희망하는 직종은 단순 사무직이 아닌 전문직이 대부분이다. 영문번역과 편집이 가장 많고 △전문통역 △연구과제 평가관리 △국제행사 기획집행 △정보자료 분석 등 기획능력과 경험이 필요한 전문직을 원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이들은 경력도 탄탄하다. 취업희망자들이 제출한 이력서를 보면 국제법률사무소 컴퓨터회사 출판사 대학 기업전산실 등에서 다양하고 전문적인 경력을 쌓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 경력을 갖고 있는 경우도 있고 석사와 박사학위를 가진 주부들도 상당수에 이른다. 취업자들의 월급여는 40만∼70만원선. 낮은 보수에도 열의가 대단하다는 평가. 과학재단 김형규연구기획실장은 『연구원의 아내들이 결혼전 상당한 전문경력을 갖고 있어 이를 활용하면 인건비 절감과 업무효과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최수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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