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미술품 팝니다…케이블TV「39쇼핑」서 조용한 인기

  • 입력 1997년 6월 11일 08시 54분


북한의 미술품을 아십니까. 일반인에게는 아직 베일에 가려진 북한의 미술품이 케이블 TV의 홈쇼핑을 통해 판매되고 있어 화제다. 홈쇼핑 채널인 39쇼핑(채널39)은 지난 4월말부터 특집으로 매주 한번씩 「북한 미술품전」(일 밤10.50)을 방영하고 있다. 「북한 미술품전」은 방송사상 최초로 북한 미술품의 소개와 판매를 동시에 하고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현재까지 1백여점이 팔려 1억5천여만원의 판매액을 기록했다. 한회 평균 20여점이 소개되는데 최근에는 계속 매진사례를 이룰 정도다. 상품을 소개하는 쇼호스트와 함께 귀순방송인 전철우와 미술가 차주업씨가 초대손님으로 출연하고 있다. 현재 판매되는 미술품은 크게 세종류. 한국화와 비슷한 형태의 조선화, 조개껍데기의 독특한 질감과 색을 이용한 만년화, 여러가지 색실과천을 이용한 수예작품이다. 특히 조개데기의 윤기와 색깔이 오랫동안 보존되는 그림이라는 의미의 만년화는 독특한 북한공예 미술의 현주소를 살펴볼 수 있어 인기다. 지금까지 판매된 미술품중 최고액은 「무릉도원2」. 판매가격이 정해진 다른 미술품과 달리 경매방식으로 진행된 이 그림은 최저가 6백만원에서 시작해 8백10만원에 낙찰됐다. 조선화로 북한의 대표적 미술가였던 이석호 화백의 작품. 지난해 사망한 그는 김기창 장우성 등과 함께 「후소회」의 창립 멤버로 활동했고 북한의 조선미술가동맹 중앙위원회의 조선화분과위원장을 역임했다. 39쇼핑측에 따르면 한 미술애호가가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그의 경력 때문에 비교적 고가에 사들였다는 후문이다. 이밖에 방영호 김명호 허건 등의 작품이 판매되고 있다. 북한의 미술품을 소개한다는 차원에서 이 프로를 기획한 39쇼핑측은 『시청자들에게 비교적 알려지지 않은 북한 작품이어서 이처럼 반응이 클 줄 몰랐다』면서 『미술애호가는 물론 북쪽에 관심이 많은 실향민들이 적극적으로 구매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통일원과의 약속대로 홍보를 하지 않았지만 입에서 입으로 소문이 전해져 주문이 밀려들고 있는 형편이다. 북한 미술품의 유통경로도 관심거리. 중국의 업체가 북한의 미술품을 사들인 다음 이를 인수한 한이무역을 통해 상품을 전달받는 복잡한 중개 과정을 거치고 있다. 〈김갑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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