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인스포팅(Trainspoting)은 기찻길같은 정맥 위로, 기차역처럼 점점이 자리잡은 주사바늘을 가리킨다. 제목의 암시처럼 소설은 마약의 환각과 절망으로 온통 너울거린다.
헤로인에 감염된 섹스는 비정상의 극으로 치닫는다. 『신이시여. 누가 그녀에게 이같은 테크닉을 가르쳤나요』 주인공인 렌튼의 절규. 놀랍게도 그녀는 열네살이었다.
렌튼이 초점없는 눈빛으로 변기에 빠트린 아편 좌약을 찾는 장면은 어두운 영혼의 경련을 느끼게 한다. 「마침내 나는 하얀 보물덩어리를 손에 넣었다」. 그리고 야수처럼 포효한다.
최근 영국에서 「20세기 1백년동안 인류의 정신을 살찌우고 세계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책 1백권」중 10위에 올랐다.
「트레인스포팅」/어빈 웰시 지음(문학사상사·6,800원)
〈이기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