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김남형씨의 딸사랑 「아빠와 인터넷여행」

  • 입력 1997년 4월 29일 10시 01분


어, 「곶감과 호랑이」다. 어디 한 번 「딸깍」(클릭). 곶감이 더 무섭다구? 히히히. 딸깍. 마우스를 딸깍거리기만 하면 인터넷에선 구수한 옛날 얘기가 펼쳐진다. 방학때 한번 가봤으면 싶은 미국의 스미소니언 박물관도 금방이다. 올해 초등학교 2학년인 경진이는 인터넷에 푹 빠졌다. 이게 다 아빠 덕분이다. 늘 자상하신 아빠는 인터넷 박사님. 모르는 게 없다. 묻기만 하면 척척 답이 나온다. 경진이의 아빠는 김남형씨(39). 학교에선 윤리를 가르치지만 주말엔 집에서 인터넷 선생님으로 탈바꿈한다. 학생이래야 딱 한 명, 딸 경진이 뿐이지만. 주말 수업의 교정은 인터넷. 드넓게 펼쳐진 정보의 바다에 부녀가 함께 빠져든다. 지난해 12월 지은 「경진이의 별장(www.iWorld.net/∼hjjh)」이 인터넷 보금자리다. 별장 대문은 경진이 솜씨. 크레파스로 아빠 엄마 경진이와 동생 경훈이 네 식구를 예쁘게 그려넣었다. 경진이는 커서 미술 선생님이 되는 게 꿈이다. 주변엔 인터넷이 뭔지도 모르는 친구들도 많다. 사실 경진이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인터넷은 온통 영어 투성이다. 하지만 걱정없다. 인터넷을 잘 몰라도 이곳 별장에만 오면 모든 게 술술 풀린다. 아빠가 경진이를 위해 유익하고 재미있는 사이트를 잔뜩 모아 놓았기 때문. 경진이는 보물지도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아빠는 어린이를 위한 사이트는 몽땅 모아둘 참이란다. 경진이가 헤매지 않도록 여기저기 이정표도 세웠다. 부정(父情)이 솔솔 풍긴다. 『처음 인터넷을 시작했을 때 느꼈던 막막함을 딸에게 전해주고 싶지 않았습니다. 자녀에게 인터넷을 가르치려는 다른 부모에게도 조그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뜻도 있구요』 올해 유치원에 들어간 경훈이도 곧 따라나서겠지. 경진이는 온가족이 모여 함께 인터넷 여행을 떠날 날이 기다려진다. 〈홍석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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