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주부들]「영재연구원」운영 김효숙씨

  • 입력 1997년 2월 17일 20시 15분


[고미석 기자] 된장 고추장을 사먹는 집이 많은 세상이지만 손끝 매운 주부 김효숙씨(42·서울압구정동)는 해마다 장을 직접 담근다. 장볼 때면 대형 슈퍼보다 길거리 노점상 아주머니를 즐겨찾고 반찬 하나라도 넉넉히 준비해 가까운 사람들과 나눠먹는 알뜰하고 인정많은 주부이기도하다. 이런 살림솜씨는 밖에서도 돋보인다. 재단법인 한국영재연구원을 탄탄하게 일구어낸 살림꾼으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것. 평범한 주부였던 그가 영재교육과 인연을 맺은 것은 김종무(구정고 1) 종우(구정초등교 4)형제때문이었다. 『87년 서울대 정연태교수가 봉천동 자택에서 국내 최초로 영재교실을 연다는 말을 듣고 큰 애를 참여시킨 것이 계기였지요. 92년 정교수님이 별세하면서 문을 닫게될 처지가 되자 당시 교육에 참가했던 학부모들이 뜻있는 일 한번 해보라며 강력하게 권유하더군요. 처음엔 펄쩍 뛰고 거절했지만 결국 오늘에 이르게 됐습니다』 그의 공식직함은 한국영재연구원의 기획조사관. 학자들과 만나 영재판별방법과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작업의 코디네이터역할을 하면서 교육원의 실질적 운영을 담당한다. 얼마전 강남구신사동 노른자위땅에 총건평1천1백평의 3층짜리 연구원건물을 마련했다. 『건물의 세나 받아 편하게 살지 쓸데없는 짓을 왜 하느냐는 사람들도 있지요. 하지만 장차 사회에 이바지하는 아이들을 키우는 것만큼 보람있는 일은 없다고 생각해요』 혼자 집안살림 도맡아 하랴, 전문서적도 들춰보고 프로그램 구상하랴 동동거리는 아내를 보고 한때 반대했던 남편도 이젠 물심양면으로 최대 후원자가 됐다. 사업하는 남편은 『혜택받은 만큼 사회에 환원한다는 자세로 일하라』고 조언한다. 일반적으로 3세부터 판별이 가능한 영재아는 아이와 긴시간을 보내는 부모가 제일 잘 판단할 수 있다. 보통 아이와 다른점이 있는지 냉철히 생각한 뒤 전문기관을 찾는 것이 좋다. 영재교육의 상업화를 경계하는 그는 형편이 힘든 아이에게는 장학금을 주고 있다. 최근 유치원용 영재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한 그는 앞으로 이를 널리 보급하고 영재교육과 관련된 미니대학을 세우는 것이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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