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英伊기자] 「일본진출 일단 성공. 다음은 미국을 발판으로 세계시장 공략」.
중견 여성의류업체 ㈜데코(02―3474―4230)가 지난 95년3월 국내 패션업계 최초로 일본 가와구치시 소고백화점에 직영매장 「메시지 패션스퀘어」를 열었다.
20,30대 여성들을 주고객층으로 하는 데코는 일본시장 진출 1년만에 탄탄한 상품력을 갖춘 중간가격대의 제품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 지금은 백화점매장이 7개로 늘어났다.
95년말에는 신세대패션의 본거지인 동경 시부야의 파르코백화점에 매장을 개설하기도 했다.
『90년대들어 국내에 외제의류가 밀려 들어왔죠. 세계적인 브랜드가 되지 않으면 국내에서도 살아 남을 수 없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게다가 주문자상표부착 생산방식(OEM)수출도 동남아 등지와의 가격경쟁에서 밀려 한계에 부딛혔지요』
이 회사 李元平(이원평·51)회장의 말이다. 국내에선 이미 「데코」 「아나카프리」 등의 브랜드로 2백여개 매장을 확보하고 있지만 세계적 브랜드로 거듭나지 않으면 국내소비자들에게 외면당한다는 위기감에 해외진출을 서둘렀다는 것.
일본진출 초기에는 광고를 하지 않고 상품력으로만 버티다가 세군데 매장에서 철수하는 등 좌절을 맛보기도 했다. 그러나 매장의 「튀는」 인테리어와 철저한 고객관리 등 열성적인 마케팅 끝에 작년에는 일본백화점매출만 1백억원정도를 올렸다.
그러나 데코의 최종목표는 일본이 아니다. 일본을 시작으로 직영 해외유통망을 구축해 데코의 브랜드를 세계에 알린다는 당찬 계획이다.
일본진출직후 중국에서도 백화점 등 19개 매장을 마련한데 이어 프랑스 파리에 디자인정보개발업무를 맡는 현지법인 「데코유럽」을 설립했으며 이달말경에는 미국 뉴욕에 「데코아메리카」를 설립한다.
『오는 4월 뉴욕 현지법인에서 도시여성을 겨냥한 새 브랜드가 탄생합니다. 미국에서 태어나는 브랜드인 만큼 한국만의 브랜드가 아닌 세계 브랜드로 키워나가고 싶습니다』
의류업계 투신 18년동안 얻은 생산 및 유통 노하우와 파리현지법인의 디자인정보, 미국법인의 마케팅력을 묶어 2000년대에는 「한국의 베네통」을 만들겠다는 것이 이회장의 포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