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次洙 기자」 최근 서점가에 선보인 한국출신의 한 하버드대 학생의 유학수기가 잔잔한 감동을 전해주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주인공은 심리학과 3학년에 재학중인 박혜나양. 박양은 수기 「서울에서 하버드까지」(계몽사 간)에서 유학 고생담과 함께 미국학생들이 어떻게 자립하고 독창적인 자아를 가진 젊은이로 성장하는지를 잔잔히 묘사, 입시에만 매달리게 하는 학교풍토와 「공주병」 「왕자병」이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는 우리현실에 타산지석(他山之石)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개학과 더불어 전쟁이 시작되었다. 눈을 뜬 순간부터 다시 잠자리에 들 때까지 나는 항상 무엇인가와 싸워야 했다. 실망 수치심 패배감 모욕감과의 싸움…』
미국에서의 첫 학교경험을 이렇게 소개한 박양은 전화인터뷰에서 『내가 겪은 고생을 알리거나 하버드대 학생이란 것을 자랑하기 위해 책을 쓴 것이 아니라 세상에 불가능이란 없다는 것을 보여주어 모국의 후배들에게 꿈을 심어주기 위해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6년동안 단 한번도 1등을 놓쳐본 적이 없던 박양은 중학교 입학 3개월만에 네살 위인 언니와 함께 부푼 꿈을 안고 유학길에 올랐다. 그러나 등교 첫날 선생님의 말을 한마디도 알아 듣지 못하는 것은 고사하고 실수를 연발했다고 털어놨다.『모른다』는 영어표현이 『I No』인줄 알고 선생님의 질문에 이를 반복했지만 선생님은 『I Know』로 알아들어 웃음바다가 됐다는 것.
또 한국에 남아 출판사를 경영하던 아버지가 사업에 실패, 미국에서 막노동을 하게 되고 어머니는 세탁소에서 일했던 것도 박양에게는 시련이었다. 박양은 그럴수록 마음을 더욱 다잡아 반드시 공부로 성공하겠다고 다짐했고 학년이 올라갈수록 성적이 좋아졌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공부에만 매달린 것은 아니고 유학전 배웠던 바이올린 공부를 계속,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활동하기도 한 것을 미국에서 공부한 덕분에 얻은 행운으로 생각하고 있다.
박양은 그란데일고교를 수석졸업했고 한국의 대입수능시험과 비슷한 PSAT에서도 전국 학생의 0.5%안에 드는 우수한 성적을 올려 하버드대에 당당히 합격했다.
박양은 『많은 사람들이 하버드대 학생들은 모두 천재라고 생각하지만 하버드대생 대부분은 쉴새없이 도전하는 노력파들』이라면서 하버드대에 대한 환상을 깨주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