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 들어설 유스호스텔. 경기장 3층 관중석을 없애고 125억 원을 들
여 500명 수용 규모의 유스호스텔을 건립하게 된다. 울산시 제공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이 대대적인 변신을 꾀한다. 2001년 4월 준공 이후 11년여 만이다. 매년 누적되는 적자를 면하기 위해서다. 핵심은 3층 관중석에 500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규모의 유스호스텔을 건립해 수익을 창출하는 것. 이 때문에 적자 상태인 국내 대부분의 월드컵 경기장이 울산시의 실험을 주목하고 있다.
○ 경기당 관중 평균 9600여 명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은 2002년 6월 한일 월드컵 당시 미국과 독일의 8강전 등 3게임이 열렸다. 이 기간에는 관중석(총 4만4102석)이 거의 찼으나 월드컵이 끝난 뒤에는 관중석이 텅텅 비기 일쑤다. 울산 호랑이 프로축구단의 홈경기장이지만 지난해 경기당 평균 관중은 9626명. 전체 관중석의 21.8%에 불과하다. 컨벤션센터 등으로 받는 임대료 수입은 지난해 11억9268만 원이었으나 운영비로 13억6650만 원이 들어갔다. 1억7382만 원의 적자를 기록한 셈이다. 준공 이후 11년여간 매년 비슷한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다. 국내 10개 월드컵 경기장 가운데 서울 등 4곳을 제외한 6곳은 모두 적자다.
울산시는 적자 보전을 위해 월드컵 경기 직후부터 대형 할인점 유치를 추진했다. 롯데 등이 참여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문수축구장 일대는 공원지역이어서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에 수익시설을 건립하지 못하도록 규정돼 있어 결국 포기했다.
○ 유스호스텔로 경영 개선
울산시는 올 3월부터 시청과 시설관리공단, 울산발전연구원 등 실무 책임자 12명으로 테스크포스(TF) 팀을 구성하고 본격적인 문수경기장의 수익시설 유치 방안을 연구했다. 서울 상암구장 등 국내외 월드컵 경기장 7곳도 조사했다. 이 가운데 TF팀이 주목한 것은 일본 나가이(長井) 월드컵경기장. 이 구장은 3층 관중석 하단부에 룸 12개와 식당을 갖춘 유스호스텔을 건설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었다.
이에 TF팀은 문수구장의 3층 관람석(1만7000석)을 폐쇄하고 유스호스텔을 건립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관중석에 보조 기둥을 설치하고 80실을 갖춘 유스호스텔과 회의실(2실), 스카이라운지 등을 갖춰 선수단 전지훈련과 청소년 수련시설로 활용한다는 것. 관련법에도 저촉되지 않는다. 유스호스텔 보조기둥은 울산의 명소를 담은 가림막으로 가릴 예정.
일부에서는 “1500여억 원을 들여 건립한 축구 전용 경기장의 관중석을 없애는 것은 또 다른 예산 낭비”라며 “유스호스텔 건립비(125억4000만 원)에 비해 수익(연간 5억3700만 원)이 너무 적다”고 지적하고 있다. 시는 이에 대해 “사전 설문조사에서 시민의 54%, 체육인의 62%가 유스호스텔 건립에 찬성했다“고 밝혔다.
시는 유스호스텔을 2014년 12월 완공 목표로 내년 예산에 기본 및 실시 설계비 7억 원을 편성할 예정이다. 월드컵경기장에 유스호스텔 시설을 도입하는 것은 국내 처음이다.
박맹우 울산시장은 “유스호스텔이 건립되면 경기 때마다 관중석이 많이 비었던 문제점과 만성적인 관광 숙박시설 및 회의 공간 부족, 운영 적자 등을 동시에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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