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포&애프터] 비인기 설움…“우승기 총장실 전시가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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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18일 07시 00분


▲ 홍익대 미식축구부원들이 훈련을 마치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국내 대학 미식축구는 동아리 형태로 운영돼 선수들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 운동과 공부를 병행하고 있다.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 홍익대 미식축구부원들이 훈련을 마치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국내 대학 미식축구는 동아리 형태로 운영돼 선수들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 운동과 공부를 병행하고 있다.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유니크(unique) 하잖아요.”

사실, 시작은 유별나지 않았다. 단지 ‘남과 같은 것을 하기 싫어서…’ 들어온 미식축구부. 취업난 때문에 대학 내 공동체문화가 사라진다는 요즘에도 홍익대 미식축구부는 연간 10명 이상의 신입생이 문을 두드리는 인기 동아리다. 하지만 고된 훈련과 잦은 부상 때문에 1년이 지나면 신입부원의 절반만이 남는다. 남은 선수들은 더 큰 오기가 생겨 그라운드에 몸을 던진다. 조병건(24)은 “운동에 시간 뺏겨 취업 못 한다는 소리를 듣기 싫어 학과공부도 더 열심히 한다”고 했다.

하지만 패기만으로 열악한 환경을 이겨내기란 쉽지 않을 때도 많다. 순수 아마추어로만 운영되는 국내 미식축구. 대학 내에서도 정식운동부가 아니라 동아리 지위이기 때문에 지원은 전무하다. 다른 종목 같으면 총장실에 걸려있어야 할 우승기도 동아리 방구석에 놓여있다. “우승기 총장실에 옮겨보는 것이 소원”이라는 홍익대 선수들의 소박한 바람이다.

원도환(39) 코치는 “4년마다 한 번씩 열리는 월드컵도 사재를 털어야 한다”고 했다. 한국은 2007월드컵에서 호주와 프랑스를 꺾고 세계 5위에 오른 미식축구 강국. 잔디구장 이용조차 쉽지 않은 조건을 뚫고 전진한 결과다. 주장 하래권(24)은 “영화 ‘국가대표’에 나오는 선수들보다 우리가 더 가슴 ‘찡’하게 운동을 하는 것 같다”며 굵은 땀방울을 닦았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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