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포스트는 빈 라덴이 아프가니스탄 동부 산악지대에서 미군과 연합군에 포위돼 있던 지난해 12월 알 카에다 조직원들에게 전 세계의 ‘미국과 유대인 관계시설’을 공격하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모로코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16일 보도했다.
포스트는 모로코-미 중앙정보국(CIA) 합동작전으로 5월 붙잡힌 사우디아라비아 국적의 남자 3명이 아프가니스탄을 탈출, 폭탄을 실은 고속 모터보트로 지브롤터 해협의 미국과 영국 군함에 대한 자살 공격을 위해 모로코에 잠입했다고 밝혔다.
모로코 관리들은 이들을 붙잡아 신문한 결과 아프가니스탄에서 축출된 후에도 알 카에다 조직이 건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관리들은 14일 파키스탄 카라치 소재 미국 영사관 폭파 테러 등 최근 발생한 테러의 배후에는 빈 라덴 등 알 카에다 지도자들이 연루돼 있다고 말했다. 또 4월11일 19명의 사망자를 낸 튀니지 소재 유대교 예배당 폭파 테러 직전에도 튀니지 발신으로 빈 라덴의 고위 참모인 칼리드 모하메드에게 걸려온 전화 통화가 있었다고 말했다.
또 뉴욕타임스는 같은 날 “알 카에다는 현재 북부아프리카에서 동남아시아에 이르는 이슬람 테러조직들과 연계해 새로운 테러동맹을 형성했으며 이는 미국에 더 큰 위협”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알 카에다의 훈련 캠프를 거쳐간 5000여명에 달하는 테러범들이 ‘포도송이 몇 알을 따더라도 다른 수많은 송이들이 남아 있는’ 세포조직으로 구성돼 앞으로 수년간 테러조직으로서 위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혜윤기자 parkhy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