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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6월 5일 01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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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3일자에 월드컵과 경제의 상관관계에 대해 보도하면서 “2002 한일 월드컵 본선 진출 32개국은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84%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이 신문은 이어 “한국은 경제기초(펀더멘털)가 탄탄해 월드컵 개최를 경제적 성과로 연결하는 데도 일본보다 한 수 위”라고 평가했다.
한국은 연인원 600억명이 관전하는 월드컵 경기를 개최함으로써 국가 브랜드 가치가 대폭 올라갈 것이 확실시된다. 더구나 한국이 당당하게 16강에 진출하면 유무형으로 한국이 얻는 경제적 효과는 훨씬 커진다.
실제로 4일 서울 광진구 구의동 테크노마트의 전자대리점들은 하루종일 밀려드는 손님들로 곤욕(?)을 치렀다. 당장 디지털TV 설치를 요구하는 고객들이 줄을 섰기 때문.
가전대리점마다 ‘이왕이면 크고 선명한 디지털TV로 한국팀 경기를 보겠다’는 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한 대에 1300만원 하는 삼성전자의 50인치 벽걸이TV가 3, 4일 전국의 대리점당 하루 1대꼴로 팔렸으며, LG전자는 49인치와 56인치 프로젝션TV 재고가 바닥나 소비자들이 항의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한국이 폴란드에 1승을 거두고, 16강 진출이 유력해짐에 따라 최근의 판매 호조는 이달 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월드컵 16강 진출이 기폭제가 되어 이제 초입 단계에 있는 디지털가전제품 시장은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TV뿐만 아니라 홈시어터와 줌 기능이 있는 디지털캠코더 및 카메라 등도 시장이 급속하게 커질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월드컵 특수에 따라 소비심리가 확산되고, 견고한 내수 증가가 이어지면 경기는 연말까지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커진다.
1승의 효과는 이것만이 아니다.
월드컵을 계기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벌여온 국내 대기업들은 한국 대표팀의 승전보로 홍보 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공식 후원사 자격을 얻기 위해 1000억원 가까운 투자를 했지만 브랜드 이미지를 높여 투자금의 10배 이상의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한다. 삼성전자 LG전자 등도 미국 타임스퀘어의 전광판을 디지털로 바꾸고, 주요 해외 최고경영자(CEO)들을 초청하는 등 100억원 내외의 투자를 했지만 세계시장에서의 광고효과, 판매확대 등으로 훨씬 많은 성과를 얻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김범식(金凡植) 수석연구원은 “개최국 한국이 첫 승을 거둠으로써 국가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고 수출이 늘어나는 등 간접적인 경제효과가 클 것”이라면서 “국민 정서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승화되면서 경제성장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신연수기자 ys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