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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1월 29일 17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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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다 저금리’〓올해 부동산시장이 각광을 받은 데 기여한 일등공신은 저금리와 주식시장 침체다.
2월 초부터 1년 만기 은행 정기예금의 금리가 6%대로 떨어진 뒤 현재는 5%대에서 맴돌고 있다. 물가인상률과 이자소득세 등을 빼고 받게 될 실질금리는 0%대다. 여기에 주식시장은 상반기 내내 500∼600선을 맴돌면서 투자자들을 실망시켰다. 이에 따라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들이 부동산에 몰려들기 시작한 것.
내년에는 어떨까. 전문가들은 당분간 저금리 기조가 계속될 것으로 본다. 국내 경기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은행권 자금의 최대 수요자인 기업들이 투자를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자금의 공급 과잉 상태가 계속되고 금리가 현수준을 유지한다는 의미다.
▽분양주택 뜨고 기존주택 진다〓올해 주택시장에선 분양아파트가 높은 인기를 누린 반면 기존주택은 상대적으로 침체됐다.
기존주택도 재건축 대상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 상승이 이어졌다. 이는 주택시장이 실수요자보다는 여유자금이 있는 투자자를 중심으로 움직였음을 의미한다.
내년에도 이런 상황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경기가 침체하더라도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면 투자자들의 발걸음이 계속될 것이기 때문. 또 매매가 대비 전세금 비율이 전국 평균 60%를 넘고, 소형아파트는 80%에 가까워진 상황도 분양아파트의 인기를 예감케 한다.
전세금이 매매가의 70%에 근접하면 집값이 오른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 또 내년부터 저밀도 재건축의 본격화에 따른 수요 급증도 분양아파트 시장의 호조를 기대하게 한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소형 아파트에 대한 인기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모든 지역에서 아파트 청약률을 비롯한 계약률, 분양권 프리미엄, 전세 매매가 상승률 등 아파트의 가치를 나타내는 거의 모든 지표에서 소형이 중대형을 압도하고 있다. 이는 98년 외환위기 이후 정부가 소형주택의무비율을 폐지하고, 업체들이 주택을 중대형 위주로 공급하면서 발생한 수급 불균형이 원인이 됐다.
내년에도 당분간은 이같은 인기가 지속할 것으로 분석된다. 외환위기 이후 절대 공급량이 줄어든 여파가 내년 말까지 이어질 것이기 때문. 다만 정부가 부활시킨 소형주택건설 의무비율제도로 소형 공급이 늘어나게 돼 올해만큼 높은 인기를 누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수익형 부동산에 볕들다〓오피스텔 상가 등과 같은 수익형부동산은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천덕꾸러기 대접을 받았다.
경기 침체로 수입이 기대치를 밑돌았기 때문. 게다가 아파트와 같은 분양보증 장치가 없어 시공사 부도 등으로 사업이 중단되면 원금을 떼이는 경우도 생겨 투자자들이 외면했다.
그런데 올 들어 은행이자보다 높은 수준의 임대수입을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새삼 부각되면서 높은 인기를 누렸다.
내년에는 올해 같은 인기를 얻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경기 흐름에 민감한 수익형부동산에 불투명한 내년의 경기 전망은 악재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 다만 서울지역의 오피스텔은 공급 규제 강화로 물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올해와 같은 인기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황재성기자>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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