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현대3社를 지원해?" 은행주 기피 뚜렷

  • 입력 2001년 3월 12일 18시 56분


17개 채권은행단이 현대건설과 현대전자 현대석유화학 등 현대그룹 3개사에 금융지원을 결정하자 주식시장이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금융지원 결정 이후 첫 거래일인 12일 종합주가지수가 급락세를 보인 가운데 은행업종 하락폭이 가장 컸다.

특히 이날 외국인투자자들은 은행주를 집중적으로 매도했다. 종목별로는 우량은행으로 꼽히는 주택과 국민 신한은행 등의 하락폭이 컸고 현대의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 주가도 크게 떨어졌다.

▽리스크(위험) 커질 듯〓현대그룹 3개사가 겪고 있는 유동성 위기가 고질적이기 때문에 회복이 쉽지 않다는 점이 우려된다. 이에 따라 ‘자의든 타의든’ 추가지원을 하게 된 은행권은 부실채권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현대그룹은 현재 회사채 신속인수제도라는 정부의 지원과 반도체 경기회복에 명운을 맡겨놓은 상태. 그러나 정부지원과 반도체가격은 외부변수에 불과해 출자전환 등 획기적인 자구계획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교보증권 성병수과장은 “현대측의 자구계획이 나오지 않는다면 은행권의 여신 회수 가능성에 대한 위험도가 커지고 신규자금을 지원해야 하는 부담까지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은행 투자의견 하락〓증권업계는 그동안 은행업종에 대해 대체로 ‘비중확대’ 의견을 제시했다. 수신금리는 낮아지고 대출금리는 그만큼 떨어지지는 않아 예대마진이 커지고 이익도 늘어난다는 점이 감안됐다.

하지만 현대그룹 3개사 지원방안이 나온 뒤 상황이 나빠지고 있다.

당장은 단기자금 조달을 위한 만기연장 지원에 그치고 있지만 현대측의 처지가 다급해지면 추가신규자금 지원이 불가피해질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8개 시중은행의 현대건설과 현대전자에 대한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은 현재 평균 26.2%와 4.3%에서 각각 50%와 20% 수준으로 크게 올릴 수 밖에 없다. 예대마진으로 얻은 수익의 상당부분을 고스란히 잃게 되는 셈.

교보증권 성과장은 “은행업종 투자의견을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낮춘다”며 “은행주에 대한 투자는 보류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 같다”고 권유했다. 대신증권 한정태연구원은 “만기연장은 예고됐기 때문에 당장 투자의견을 조정할 계획은 없다”고 유보입장을 밝혔다.

▼8개 시중은행의 현대그룹 총 대출 규모(단위:억원,%)▼

 국민주택신한하나한미한빛조흥외환
현대그룹전체14,2003,9045,4498,0637,81020,38710,60036,713
현대건설1,3194728361,2223492,1827037,091
충 당 금2519016734617176468?
적립비율19.019.020.028.349.035.09.7?
현대전자6,6281,8361,6851,7801,5547,4403,8878,140
충 당 금398349428678275190?
적립비율6.019.02.54.85.03.74.9?
현대유화1,28206447743341,187491,800
충 당 금770267764550.3?
적립비율6.0-4.09.919.24.70?

※주:외환은행은 충당금 규모와 적립비율을 공개하지 않음.(자료:교보증권)

<이진기자>leej@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