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고려산업개발 부도…현대계열사-건설株 '직격탄'

  • 입력 2001년 3월 4일 18시 32분


가뜩이나 증시가 힘을 잃어가고 있는 터라 고려산업개발의 부도는 증시에 설상가상이다. 극심한 부동산경기 침체와 자금사정 악화로 이미 부도를 점치기는 했으나 심리적인 충격은 피하기 어렵게 됐다.

증시전문가들은 일단 건설업계와 대주주인 현대그룹 계열사의 주가에는 단기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채권은행은 대출규모가 크지 않고 충당금을 충분히 쌓았기 때문에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분석했다.

▽현대계열사 손실 현실화〓현대계열사 지분은 43.57%로 현대중공업이 22.88%로 가장 많다. 이어 현대종합상사(3.56%) 현대상선(5.2%) 현대건설(2.82%) 현대미포조선(1.78%) 현대전자(0.16%) 현대석유화학(0.15%) 등의 순이다.

고려산업개발의 자본금은 작년말현재 4180억원으로 현대계열사는 출자지분 평가손실이 불가피하다. 현대중공업은 고려산업개발에 대한 지급보증이 모두 해소되는 등 출자 이외의 다른 자금 거래는 없다고 밝혔으나 신인도 하락이 있을수 있다. 또 현대건설 현대전자 등 현대 주력계열사들이 정부의 회사채 신속인수제로 연명하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그룹 전체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잠재불안 요인이 현실화돼 현대계열사의 불확실성이 줄어들었다는 측면에서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으로 보는 분석도 있다.

▽건설업종은 주가에는 악영향〓건설업계는 정부의 적극적인 현대건설 회생의지를 보면서 더이상의 ‘부도공포’는 없을 것으로 믿었다. 그러나 도급순위 28위이며 현대계열사인 고려산업개발이 부도처리되면서 건설업 전체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업종 주가는 올 1월 유동성장세때 저가메리트가 부각돼 ‘반짝상승’했으나 전반적인 경기침체가 이어지는데다 신용등급마저 낮아 여전히 바닥을 기고있다.

건설업체들은 금융기관 대출뿐만 아니라 증자마저 불가능해져 만성적인 자금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상장 등록된 건설업체 중 한국신용평가는 15개 업체를, 한국기업평가는 14개 업체를 투기등급(BB급이하)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투자적격이라 해도 대부분 BBB에 머물러 신용도가 낮다. 34개 상장 건설업체중 주가가 액면가 이상인 곳은 대림산업 LG건설 태영 등 3개사에 불과하다.

<김두영기자>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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