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징주]기업분할 LG화학에 투자의견'상충'

  • 입력 2000년 11월 16일 12시 19분


전일 이사회에서 기업분할을 결의한 LG화학에 대해 상충된 투자견해가 나오고 있다.

화학업종 애널리스트들은 현주가수준이면 불투명한 기업지배구조라는 악재는 충분히 반영됐다며 매수견해를 피력하고 있다.

펀드매니저들은 여전히 LG그룹 전체의 불투명한 지배구조가 해소되지 않았고 이번 기업분할비율도 대주주에게 유리하지 않겠느냐는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LG화학은 15일 이사회에서 '비관련 다각화 사업을 분리하여 수익창출 기회를 확대하고 주주가치를 극대화하자'는 취지에서 회사분할을 결정했다.

12월말 임시주총을 거쳐 석유화학사업을 담당하는 LG화학과 생활용품을 생산하는 LG생활건강 그리고 지주회사인 LG씨아이로 분할된다. 현시점에서 LG화학 100주를 소유할 경우 LG씨아이(18주) LG화학(66주) LG생활건강(16주)의 비율대로 신주를 교부받는다.

이정현 동원경제연구소 화학업종 애널리스트는 "3분기 매출(1조 4000억원)이 당초 전망치와 비슷하게 나오는 등 올해 5조 2000억원대의 매출과 38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올릴 수 있어 영업실적은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LG화학의 주력품인 ABS와 PVC는 전반적인 석유화학단가하락에도 내년에도 현재가격수준을 유지할 수 있어 주가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11월중순 미국 FDA의 승인을 받을 항생제 'Factive'에서 발생할 현금흐름의 현재가치가 6700억원에 달한다고 강조한다.

이 애너리스트는 EV/EBITDA방식에 따른 적정주가 1만 86000원에 비해 현주가는 과매도된 상태라며 "불투명한 지배구조를 감안하더라도 현시점에서 매수의견을 유지한다"고 주장했다.

황현석 현대증권 화학업종 애널리스트도 기업분할이 주가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입장을 피력한다. 그는 "지주회사인 LG씨아이가 계열분리되는 두 회사의 지분을 30%이상 보유해야 하는데 이과정에서 또한번의 불공정 거FORK 일어날수도 있다"고 우려하면서도 "분사된 LG생활건강의 지분매각이나 외자유치작업은 손쉬워지는 장점도 있다"고 주장했다.

2만 1000원의 적정주가에 비해 현주가는 과매도된 상태라고 강조한다. 황 애널리스트도 매수를 주장했다.

반면 양봉진 마이애셋주식운용팀장은 LG화학을 비롯한 LG그룹주를 매수하기가 여전히 부담스럽다고 밝힌다. 양팀장은 "현주가수준이 싼 것은 분명하지만 불툼여한 기업지배구조를 감안할 때 선 듯 매수하기 어렵다"고 말하고 있다.

특히 LG그룹이 IMT-2000등 신규사업에 막대한 자금을 동원해야 하는 것도 부담스럽다고 주장한다. LG전자가 LG정보통신과 합병에 따른 후유증을 겪고 있어 LG화학이 사실상 그룹의 자금줄 노릇을 해야 하는 것이 부담으로 와 닿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오성식 리젠트자산운용 주식운용팀장도 유사한 견해를 피력한다.

LG화학의 분할이 대주주에게 또다른 부당이익을 제공하지 않느냐는 의구심을 LG그룹이 먼저 해소시켜 주지 않는다면 주가하락은 물론이고 회사채 만기연장도 어려워 질것이라고 경고했다.

박영암 <동아닷컴 기자> pya84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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