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소 전문절도단」4명 경찰관 재치로 붙잡아

  • 입력 1996년 12월 22일 16시 27분


「상주〓金鎭九기자」 『번호판을 흙탕물로 가린 차량을 발견한 순간 수상쩍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추수를 마친 농촌지역에 최근 농작물 도난 사건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경북 상주시 인근 농가에서 소를 전문적으로 훔쳐온 절도단 4명을 한 경찰관의 재치로 모두 붙잡았다. 경찰생활 9년째인 상주경찰서 모서파출소 陸大珍(육대진·32)경장은 지난 20일 오전1시경 순찰을 돌기 위해 자가용 승용차로 파출소를 나선 지 20여분만에 모서면 국도상에서 나란히 줄지어 달리는 1t트럭 3대를 발견했다. 인적이 드문 새벽에 국도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운행하는 이들 차량들은 하나같이 차량 번호판이 흙탕물로 가려져 있어 육경장은 본능적으로 「수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상대가 최소한 3명이상이라서 섣불리 검문을 했다가는 자칫 「봉변」을 당할 수도 있었다. 육경장은 이들 차량이 자신의 승용차에 대해 의심을 품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10여㎞를 미행하다 내서파출소에서 불과 2백여m 떨어진 내서면 삼거리에 이르렀을 때 이들 차량을 정지 시켰다. 이 정도 거리면 유사시에 내서파츨소에 충분히 「원군」을 청할 수 있다는 판단때문. 3대의 차량을 줄지어 세워놓고 차례로 검문한 결과 첫번째 차량은 40, 50대의 남녀가 타고 있었고 두번째와 세번째 차량은 각각 운전자 한명씩만타고있었다. 이들은 사전에 입을 맞춘 듯 하나같이 『닭을 사러 시골마을을 돌아다니고 있다』고 말하고 그 증거로 차량 짐칸에 떨어진 닭털 등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육경장은 이미 곁눈질로 차량 짐칸에 실린 소고삐와 망치, 소를 차량에 실을 때 사용하는 나무계단 등이 실려 있는 것을 확인했다. 육경장은 마침 첫번째 차량의 운전자 천명옥씨(50)가 무면허 운전자임이 드러나자 『면허증을 조사할 것이 있으니 모두 파출소로 가자』며 이들을 모두 내서파출소로 데려가는데 성공했다. 상주경찰서에 인계돼 조사를 받은 이들은 그동안 상주시 화동 내서, 모서면 일대 농가를 돌며 모두 8마리의 한우(시가 2천여만원)를 훔쳐온 소전문 절도단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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