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中 불법조업 단속 어업지도선… 연료부족에 제때 출항 못하나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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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관리단 올 62억 배정
4월까지 벌써 42억 사용

서해 한국 측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중국어선 불법조업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단속선박인 어업지도선이 연료 부족으로 제대로 운항을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농림수산식품부 서해어업관리단은 올해 확보된 어업지도선 15척의 연료비 62억 원 가운데 42억 원을 사용했다고 3일 밝혔다. 서해어업관리단은 이날 현재 불법조업 중국어선 110척을 검거했다. 하지만 넉 달밖에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올 연료비의 68% 정도가 소비된 상황이다. 서해어업관리단 연료비 예산은 2011년 55억 원, 2010년 62억 원, 2009년 53억8000만 원이었다.

연료비 예산이 벌써 바닥을 드러내는 것은 올해 기름값이 폭등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L당 1500원대에 머물던 경유가격이 올해는 1900원대를 육박하고 있다. 연료비는 급등하는데 예산은 제자리를 맴돌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해군이나 해경은 국가안보 등을 이유로 다른 예산을 연료비로 전용할 수 있다. 하지만 어업지도선은 예산 항목을 변경해 집행할 경우 기획재정부 장관의 승인을 거쳐야 한다.

어업지도선은 중국어선의 조업 시기에 맞춰 EEZ에서 거의 연중 불법조업 단속에 나서지만 지난해 말에도 연료 부족으로 사실상 단속을 포기했다. 어업지도선들은 먼 바다인 EEZ 해역에서 탱크에 연료 70∼80%를 채우고 운항해야 한다. 연료탱크가 배의 균형을 잡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연료탱크를 30% 정도만 채우고 운항할 경우 적극적인 단속이나 고속운항을 포기해야 한다. 서해어업관리단의 한 관계자는 “현재 상황이면 7, 8월에 연료예산이 바닥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유가 변동에 맞춰 안정적으로 연료를 공급받을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배타적경제수역#중국어선#불법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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