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현지 시간·미 동부 시간 기준) 미국과 이란이 종전 협상을 타결하기까지 막판 변수가 적지 않았다. 이날 오전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전격 공습해 합의가 결렬될 위기에 처했고, 종전을 위한 양해각서(MOU) 서명 방식과 시기를 두고 양국이 첨예한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전쟁 장기화에 부담을 느낀 양측이 협상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으면서 106일 만에 전쟁을 끝내기 위한 새 국면을 조성하는 데 성공했다.
● 이란, 트럼프 생일날 종전 발표 피하려 시간 끌어
미국과 이란은 MOU 서명 시기와 방식을 두고 팽팽한 기싸움을 벌였다. 12일 종전 합의 임박설이 흘러나오며 14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서명식이 있을 거라는 보도가 나왔다. 그러자 이란은 ‘제네바 서명설’을 즉각 부인했다. 이후 양국이 중재국인 파키스탄, 카타르와 함께 화상회의를 열고 전자 서명을 할 거라는 보도가 나왔다.
특히 14일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80세 생일이라는 점도 양국의 최종 발표 과정에서 큰 변수로 작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종전 MOU 서명식이 14일 이뤄질 예정이라며 “이란이 구매, 개발, 조달 등 어떤 형태로든 핵무기를 갖지 않고 서명 직후 호르무즈 해협이 모두에게 개방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이란 혁명수비대는 “트럼프가 자신의 생일에 맞춰 일정을 잡으려 고집을 부리고 있다”며 반발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란이 트럼프 대통령의 생일에 종전을 위한 MOU 서명 합의를 발표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자국 시간 기준 15일 0시가 될 때까지 관련 발표를 일부러 미뤘다고 보도했다.
● 종전 합의 직전 이스라엘 레바논 공습… 트럼프 “네타냐후, 망할 판단력”
그간 미국과 이란의 협상 및 종전 합의를 꺼려온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도 막판 핵심 변수 중 하나로 꼽힌다. 14일 오전 이스라엘이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 타격을 명분으로 또다시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 지역에 대한 공습에 나선 것. 이에 따라 이란과 이스라엘 간 교전이 재개돼 협상이 결렬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공습은 오히려 미-이란 양국이 협상을 서두르는 기폭제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NYT는 익명을 요구한 두 명의 이스라엘 관리를 인용해 “협상 결렬 우려로 인해 양측의 최종 합의안 작성이 빨라졌다”고 전했다. 종전 합의를 위태롭게 한 이스라엘의 공습이 오히려 합의를 앞당겼다는 것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 정치매체 액시오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 보고를 받고 “충격과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서명하기 불과 한 시간 전에 왜 비비(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애칭)가 그런 빌어먹을 공격을 해야 했나. 정말 화가 났다”며 “상황이 흔들리면서 서명이 몇 시간 지연됐다”고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네타냐후 총리를 향해 “망할 판단력이 없다”고 비난했다.
한편 이스라엘군은 미국과 이란의 종전을 위한 MMOU 체결 합의 발표에도 레바논 남부의 점령지역에서에서 철수하지 않겠다고 15일 밝혔다. 헤즈볼라 무력화를 이유로 레바논에 대한 군사 작전을 이어갈 것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이 향후 미-이란 간 협상에 방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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