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깜짝 실적에도 주가 하락…IT업계 ‘AI 과잉투자’ 우려 커져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2월 5일 17시 24분


뉴시스
구글 등 주요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실적 개선세가 뚜렷하지만, 정작 주가는 약세다. 갈수록 커지는 인공지능(AI) 투자가, 자칫 이익을 담보하기 어려운 과잉 투자로 이어져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IT 업계와 금융 시장에서는 ‘기업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우려와 ‘치열한 경쟁에서 생존하려면 투자가 필수’라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붙고 있다.

‘깜짝 실적’에도 하락한 구글 주가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4일(현지 시간) 시장 기대를 뛰어넘은 지난해 4분기(10~12월)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1138억2800만 달러)과 영업이익(359억3400만 달러)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 16% 증가했다. 처음으로 연 매출 4000만 달러를 돌파했다.

‘깜짝 실적’은 AI 덕이다. 구글의 AI 모델인 제미나이3는 현재 월간 활성 사용자(MAU) 7억5000만 명을 넘기며 오픈AI 챗GPT를 바짝 쫓고 있다. AI 모델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데 쓰는 사업 클라우드 매출은 전년 동기 48%나 성장했다.

하지만 정작 시장 반응은 냉담했다. 실적 발표 전인 4일(현지 시간) 1.96% 하락한 알파벳 주가는 실적 발표 후 장외거래에서 추가로 2%가량 하락했다. 알파벳이 올해 AI 관련 투자를 2배로 늘리겠다고 밝힌 여파다.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설비투자는 1750억~1850억 달러(약 257조~272조 원)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설비투자가 늘면 구글의 수익성이 악화하고, 주주환원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것이다.

멈출 수 없는 AI 경쟁

구글은 ‘반도체(텐서처리장치·TPU)-데이터센터-전력망-AI모델-서비스’로 이어지는 유일한 AI 밸류체인(가치사슬) 수직계열화 달성 기업이다. 한종목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애플과의 파트너십, 지메일과 워크스페이스 기반 데이터 해자까지 더해지면서 구글은 AI 시대의 ‘건물주’가 되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건물주도 투자를 멈출 수 없다는 점이다. 피차이 CEO는 실적 발표 후 ‘무엇이 밤잠을 설치게 만드냐’는 질문에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컴퓨팅 용량과 전력, 공급망 등 모든 제약 조건”이라고 답했다.

메타,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등 경쟁자들도 투자를 줄이지 않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올해 설비투자로 1150억~1350억 달러를 지출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기업도 경쟁에서 물러설 생각이 없다. 에디 우 알리바바 CEO는 지난해 9월 “인공초지능(ASI)을 대비해 3년간 3800억 위안(약 80조 원)을 AI 인프라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트루이스트 파이낸셜 분석가 유세프 스칼리는 “일반 인공지능(AGI)에 누가 먼저 도달하느냐를 두고 빅테크들이 ‘포모(FOMO·기회를 놓치는 것에 대한 두려움)’를 느끼고 있다”고 평했다.

아시아 IT 기업 주가 부진

AI 과잉투자 우려에 소프트웨어(SW) 기업 약세까지 더해지며 IT 기업 주가는 줄줄이 하락했다. 코스피에서는 삼성전자(―5.8%), SK하이닉스(―6.44%)가 동반 약세였고, 대만 TSMC(―1.12%), 일본 소프트뱅크그룹(―7.01%) 등도 부진했다.

다른 국가 증시보다 AI 관련 밸류체인 비중이 높은 코스피는 3.86% 하락한 5,163.57로 장을 마쳤다. 이날 외국인은 5조 원, 기관은 2조 원가량 순매도했고, 개인은 6조8000억 원가량 순매수하며 사상 최대 규모 순매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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