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값 5000달러 뚫었다…트럼프 리스크에 ‘셀 아메리카’

  • 동아닷컴
  • 입력 2026년 1월 26일 10시 15분


美-유럽 ‘그린란드 갈등’…트럼프 약달러 유도설까지
달러-美국채 이탈자금 안전자산으로 몰려 ‘폭풍 랠리’

통화와 국채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는 국면에서, 글로벌 자금은 다시 ‘실물 자산’으로 향하고 있다. 국제 금값이 사상 첫 5000달러 고지를 넘었다. 게티이미지
통화와 국채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는 국면에서, 글로벌 자금은 다시 ‘실물 자산’으로 향하고 있다. 국제 금값이 사상 첫 5000달러 고지를 넘었다. 게티이미지
국제 금값이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5000달러를 넘어섰다. 2026년 1월 26일(한국 시간) 기준 국제 금 현물과 선물 가격이 나란히 5000달러선을 상회했다. 이는 단순한 가격 상승을 넘어, 통화와 국채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는 국면에서 안전자산 선호가 구조적으로 강화되고 있다는 시장의 신호로 해석된다.

화폐가 흔들릴 때, 자본은 언제나 가장 오래된 약속을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지정학적 긴장 고조와 달러 약세가 맞물리며 글로벌 자금이 금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화폐와 국채보다 실물 자산”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금이 다시 한 번 글로벌 자본의 대표적인 피난처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 ‘5000달러 고지’ 넘은 금, 숫자는 어디서 왔나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아시아 시장에서 국제 금 현물 가격은 장중 온스당 5020달러 선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 금 선물 역시 5000달러선을 웃돌았다.

금값의 급등은 단기 이벤트라기보다, 심리 요인(위험 회피), 통화 흐름(달러 약세), 실수요(중앙은행 및 투자자 매입)가 동시에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 안전자산 수요를 키운 지정학 리스크

이번 랠리의 직접적인 배경에는 미국과 유럽 동맹국 간의 긴장이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그린란드 병합 추진과 이를 둘러싼 나토(NATO) 내부 갈등,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외교적 불확실성이 겹치며 시장에는 위험 회피 심리가 빠르게 확산됐다.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자금은 주식과 통화 자산보다 실물 자산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있다. 금은 이 과정에서 가장 먼저 반응하는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분류된다.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지도가 흔들릴 때, 자본은 안식처를 찾는다”는 표현이 회자될 만큼, 금에 대한 피난 수요가 뚜렷해지고 있다.

● 달러 약세와 금값의 구조적 관계

금값을 밀어 올린 또 하나의 핵심 요인은 달러 약세다. 금은 달러로 거래되는 자산이기 때문에, 달러 가치가 하락할 경우 다른 통화권 투자자에게 금이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으로 인식된다. 이로 인해 수요가 늘고, 가격 상승 압력이 커지는 구조다.

시장에서는 미국이 무역과 통화 정책 과정에서 달러 약세를 일정 부분 용인하거나 유도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경우 금값 상승은 단기 이벤트가 아니라, 통화 흐름 변화에 따른 구조적 움직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다.

시장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금값은 약 64% 상승하며, 1979년 이후 가장 강력한 연간 랠리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5000달러 돌파는 갑작스러운 급등이라기보다, 기존 상승 추세가 지정학 리스크와 달러 약세를 계기로 가속화된 결과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 은도 동반 강세…‘불안’과 ‘성장’이 겹친 자산

같은 날 은 가격도 온스당 100달러를 돌파하며 강세를 보였다. 은은 안전자산 성격뿐 아니라, 전기적·열적 전도성이 뛰어나 전자 회로·전기 접점 등 산업용 수요가 크다. 전기차 배터리·전력 전자장치와 태양광 패널 등 신성장 기술에서도 은의 활용이 확대되며 수요 기반이 확장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금이 불확실성에 대한 방어 자산이라면, 은은 방어 수요와 성장 기대가 동시에 반영되는 자산으로 평가한다. 그만큼 가격 변동성도 상대적으로 크다는 분석이다.

‘5000달러 시대’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이미지. 금값 급등은 통화 흐름과 지정학 리스크가 동시에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제미나이 AI 제작 이미지
‘5000달러 시대’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이미지. 금값 급등은 통화 흐름과 지정학 리스크가 동시에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제미나이 AI 제작 이미지

● 전망 엇갈려…슈퍼 사이클 vs 과열 경계

일부 분석가들은 금값이 연평균 5300달러 선을 유지하며 6000달러 이상을 시험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시장 독립 분석가 로스 노먼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금값은 최고 온스당 64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며 ”평균 가격은 5375달러로 예측한다”고 말했다.

반면 지정학 리스크가 완화되거나 달러 가치가 반등할 경우, 조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신중론도 함께 제기된다.

시장에서는 현재 금값의 향방을 전쟁과 외교, 통화 정책, 글로벌 자금 이동이라는 세 가지 변수가 동시에 좌우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금값 5000달러 시대를 두고, 투자자들은 추가 상승 기대와 가격 부담에 대한 경계 사이에서 갈림길에 서 있다. 숫자는 사상 최고치를 가리키고 있지만, 실제 투자 판단은 각자의 위험 감내 수준과 자금의 시간표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 팩트필터 | 금 구매 전, 내 지갑 체크리스트
※ 금값은 ‘예측’의 영역이지만, 구매 조건은 ‘확인’의 영역이다.

[실구매가와 시세의 괴리] 국제 시세는 ‘순수 금값’일 뿐이다. 내가 살 때는 부가세 10%, 가공비, 유통 마진이 붙어 시세보다 약 15~20% 비싸게 사고, 팔 때는 제값을 못 받는다는 점을 계산기에 넣었나?

[환율의 역설] 금값은 달러와 반대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국제 금값이 올라도 원·달러 환율이 떨어지면(원화 강세) 국내 금값은 제자리걸음이거나 오히려 손해일 수 있다. ‘환율 변동성’을 고려했나?

[보관과 환금성] 실물 금(골드바)은 도난 위험과 보관 비용이 발생한다. 즉각적인 현금화가 목적이라면 실물보다 금 ETF나 KRX 금 거래소처럼 세금 혜택이 있고 거래가 투명한 방식이 유리할 수 있다는 점을 비교했나?

[목적과 시간표] 금은 이자나 배당이 없는 자산이다. 단기 시세 차익을 노리는 ‘투기’인지, 화폐 가치 하락을 방어하려는 ‘보험’인지 목적을 분명히 했나? (최소 1년 이상 묶어둘 자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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