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화 부산시체육회장이 7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부산 시민 모두가 체육을 통해 더 큰 행복과 활력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부산시체육회 제공
“부산이 ‘체육 천국 도시’로 떠오르기 위한 역량과 위상을 보여준 대회였습니다.”
장인화 부산시체육회장(62)은 7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달 부산에서 열린 제106회 전국체육대회의 성과를 이렇게 평가했다. 부산시는 25년 만에 개최한 전국체전에서 1973년 이후 52년 만에 전국 2위를 달성했다. 당초 목표는 3위였다. 장 회장은 “서울시나 경기도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예산에도 놀라운 성과를 거둔 것은 모든 선수단이 각자의 자리에서 흘린 땀과 눈물의 결실”이라며 “부산 시민의 관심과 열띤 응원도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이번 체전은 ‘글로벌 허브도시 부산에서 하나 되는 대한민국’을 주제로 50개 종목에 3만여 명의 선수단이 참가했다. 매끄러운 경기 운영이 호평을 받았으며, 400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경기장 안내, 교통·주차 관리 등 곳곳에서 헌신했다. 그는 “부산이 가진 역동성과 환대, 포용의 문화가 전국의 선수들과 관람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도록 모두가 한마음으로 최선을 다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전국체전은 대한체육회가 주최하고 부산시, 부산시교육청, 부산시체육회가 공동 주관했다.
화인그룹 회장인 장 회장의 체육 사랑은 남다르다. 2003년 부산시육상연맹 부회장으로 체육계와 인연을 맺은 뒤 대한장애인사격연맹 회장, 대한장애인체육회 수석부회장, 대한체육회 이사 등을 역임했다. 그는 “체육은 단순한 경기 활동이 아니라 건강한 시민 문화를 조성하고 세대와 계층을 아우르며 사회를 통합하는 큰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활동의 결과로 그는 2020년 3월 부산시체육회 초대 민선 회장에 당선됐다. 원래 부산시체육회장은 부산시장이 당연직으로 겸임했지만, 지방자치단체장의 체육단체장 겸직을 금지하는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으로 선거를 치르게 됐다. 이후 장 회장은 2022년 12월 재선에도 성공했다. 그는 “부산시체육회는 국시비를 지원받아 70여 개 종목단체를 돕고 있다”며 “학교체육과 동호인 지원, 전문선수 육성을 통해 전 세대가 함께 성장하는 튼튼한 체육 생태계를 만들고 있다”고 소개했다.
부산시가 올해 3월 전국 광역단체 중 처음으로 체육국을 신설한 배경에도 시체육회의 꾸준한 요청이 있었다. 장 회장은 “그동안 체육국은 문화국이나 관광국 등과 묶여 정책 지원이 소홀한 경우가 많았는데, 생활체육의 중요성에 대해 박형준 부산시장이 크게 공감해 주어 오랜 바람을 이룰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부산이 더 질 높은 체육도시로 성장하려면 시설 인프라 확충이 절실하다”며 “생활체육 인구가 급속히 늘고 있지만, 공공기관이 운영을 맡다 보니 대부분 낮 시간대에만 문을 열어 시민 불만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체육회를 통해 민간이 각종 체육시설을 위탁 운영하는 구조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회장은 다음 달 부산에서 열리는 세계도핑방지기구(WADA) 총회에 대한 관심도 당부했다. 이 행사에는 191개국 스포츠 관계자 2000여 명이 참석한다. 그는 3년 전 유치위원장으로 나서 아시아 국가로는 처음으로 총회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장 회장은 “스포츠 공정성을 논의하는 이번 행사를 통해 부산은 ‘체육 천국 도시’로 한 단계 더 성장할 것”이라며 “체육이 부산 시민에게 더 큰 행복과 활력을 주는 문화가 되도록, 보다 열린 체육회이자 투명하고 신뢰받는 체육회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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