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문동주-삼성 이성규-두산 최승용이 살아야 팀도 산다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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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정규시즌 최하위 한화는 2021년 시범경기에서 7경기 6승 1패로 1위를 했다. 하지만 막상 정규시즌에 들어가서는 다시 최하위로 추락했다. 지난해 시범경기 때 한화는 공동 7위(5승 7패 2무)를 했다. 정규시즌에선 또다시 꼴찌였다. 시범경기 성적과는 무관하게 가을은 항상 쓸쓸한 계절이었다.

왼쪽부터 유강남, 최승용, 문동주
왼쪽부터 유강남, 최승용, 문동주
3년 연속 최하위에 그친 한화의 올 시즌은 어떨까. 시범경기는 시범경기일 뿐이라지만 한화 팬들이 ‘혹시나’ 하는 기대감을 갖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다. 9승 1무 3패로 시범경기 우승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거포 채은성이 합류하면서 타선에 힘이 붙었고, 젊은 투수들의 성장도 눈에 띈다. 그리고 무엇보다 프로 2년째를 맞는 ‘차세대 에이스’ 문동주(20)의 모습이 기대를 모은다.

지난해 부상으로 인해 1, 2군을 오갔던 문동주는 선발 투수로 올 시즌을 맞는다. 문동주는 시범경기 두 경기에 등판해 호투했다. 25일 롯데와의 경기에서는 최고 시속 157km의 빠른 공을 연신 포수 미트에 꽂아 넣으며 4이닝 1실점으로 잘 던졌다.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등 변화구도 시속 140km대 후반을 찍었다. 두 경기에서 7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삼진을 11개나 잡았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패스트볼 이후 제2의 구종을 스트라이크로 자유자재로 던질 수 있었던 부분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면서 “마운드에 자주 설수록 금방 배우고 더 발전하는 선수가 될 것”이라며 흡족해했다. 한화는 외국인 투수 스미스와 페냐, 그리고 김민우, 장민재, 문동주 등 5명의 선발 투수로 시즌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5선발로 출발하는 문동주가 1, 2선발급의 투구 내용을 보여준다면 만년 하위팀 한화는 오랜만에 ‘가을 잔치’를 노려볼 만하다.

왼쪽부터 강백호, 김도영, 김주원, 이성규
왼쪽부터 강백호, 김도영, 김주원, 이성규
시범경기를 통해 이름을 알린 또 다른 선수는 삼성 외야수 이성규(30)다. 2018년 퓨처스리그(2군) 홈런왕 출신인 이성규는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김현준을 대신해 주전 중견수로 시즌을 맞는다.

지난해 타율 0.074에 불과했던 이성규는 본격적으로 외야수로 전향한 올해 전혀 다른 선수가 됐다. 시범경기에서 타율 0.333(36타수 12안타), 5홈런, 11타점으로 팀 타선을 이끌었다. 홈런은 1위, 타점은 2위다. 27일 한화전에서는 여러 차례 호수비까지 선보이며 박진만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박 감독은 “이성규가 개막전 중견수로 나갈 가능성은 99%”라며 신뢰를 보냈다. 올 초만 해도 하위권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삼성은 이성규 등의 활약에 힘입어 시범경기를 2위로 마쳤다.

‘국민타자’로 활약했던 이승엽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은 두산의 올 시즌은 왼손 영건 최승용(22)의 어깨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감독은 당초 두 명의 외국인 투수(알칸타라-딜런), 곽빈, 최원준 등으로 선발진을 꾸릴 생각이었다. 하지만 딜런이 호주 스프링캠프에서 라이브피칭 중 타구에 맞는 바람에 4월까지 합류가 어려워졌다. 5선발 경쟁 중이던 최승용이 당장 4선발 역할을 맡게 됐다. 최승용은 지난해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3승 7패 5홀드 평균자책점 5.30의 평범한 기록을 남겼다. 올 시범경기에서도 좋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차이가 컸다. 지난해 9위에 그치며 체면을 구겼던 두산으로서는 최승용의 안정적인 투구가 절실하다.

KIA의 키 플레이어로는 내야수 김도영(20)이 꼽힌다. 주전 3루수가 유력한 김도영은 시범경기에서 타율 0.295에 2홈런, 8타점을 기록했다. 공수주 능력을 고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 그가 프로 2년 차에 잠재력을 폭발시킬지 주목된다. NC의 젊은 내야수 김주원(21)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으로 롯데로 이적한 유격수 노진혁의 빈자리를 메워야 한다. 스위치 타자인 그는 시범경기에서 유격수로 뛰며 3할대 타율(0.333)에 홈런까지 때려냈다.

왼쪽부터 문승원, 장재영, 이재원
왼쪽부터 문승원, 장재영, 이재원
LG의 ‘차세대 거포’ 이재원(24)도 염경엽 감독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옆구리 부상으로 개막전 엔트리 승선은 불발됐지만 시범경기에서 세 타석만 들어서고도 홈런 1개와 2타점을 기록했다. 이재원은 가장 넒은 서울 잠실구장을 안방으로 쓰면서도 지난해 85경기에서 13개의 홈런을 때렸다. KT는 부상에서 회복한 건강한 강백호(24)의 방망이에 기대를 건다. 주전 선수들의 잇단 부상 속에 강백호는 지명타자를 벗어나 우익수로 뛸 예정이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던 SSG는 부상에서 회복한 베테랑 투수 문승원(35)이 선발 로테이션 한 축을 맡아주길 기대하고 있다. 작년 준우승팀 키움은 ‘9억 황금팔’ 장재영(21)에게 5선발의 중책을 맡겼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프로야구#개막 d-3#키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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