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겜’ 음악감독 정재일 “말보다 피아노가 더 편해”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24일 17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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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 ‘리슨’을 연주하고 있는 정재일. 유니버설뮤직 제공.
곡 ‘리슨’을 연주하고 있는 정재일. 유니버설뮤직 제공.
24일 서울 종로구 JCC아트센터. 무대 위 피아노 앞에 선 정재일이 짧게 인사를 하고 연주를 시작했다. 이날 발매되는 그의 앨범 ‘리슨’ 중 동명의 타이틀곡이었다. 정재일은 다른 악기 없이 피아노 하나로 3분가량 관객의 집중을 이끌었다.

영화 ‘기생충’,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의 음악 감독으로 알려져 있는 정재일은 17세 때 밴드 긱스의 베이시스트로 음악 활동을 시작했으며 패닉, 박효신, 아이유 등 가수의 작곡과 프로듀싱을 맡아온 이력이 있다.

주로 영상이나 무대의 배경음악을 만들어왔던 그는 이번 앨범을 두고 “음악만을 위한 음악”이라고 표현했다. 이번 앨범은 지난해 그가 세계적 클래식 레이블 ‘데카’와 계약을 맺고 준비한 것으로, 7곡이 수록돼있다.

“2004년 싱어송라이터의 꿈을 안고 ‘눈물꽃’이란 앨범을 발표했어요. 그리고 역량이 부족한 것을 깨닫고 무대 뒤에서 다른 예술가들의 서포터로 활동해왔죠. 그러다 데카가 ‘당신만의 것을 해보지 않겠냐’고 제안했는데 2004년이 떠오르더라고요.”

24일 기자간담회에서 정재일은 “굉장히 침잠한 음악을 만들어보고 싶었다”며 “다음 번에는 조금 더 실험적인 음악을 시도해보겠다”고 했다. 유니버설뮤직 제공.
24일 기자간담회에서 정재일은 “굉장히 침잠한 음악을 만들어보고 싶었다”며 “다음 번에는 조금 더 실험적인 음악을 시도해보겠다”고 했다. 유니버설뮤직 제공.

그렇게 시작한 앨범 녹음 작업은 노르웨이의 유명 작업실인 레인보우 스튜디오에서 진행했다. 하루 7시간 이상, 열흘에 걸쳐 작업했다. 수록곡들은 대개 피아노를 중심으로 한 오케스트라 사운드다. 정재일은 “첫 앨범이니 저에게 가장 편안한 악기를 고르고자 했다. 저에게는 피아노가 모국어나 다름없다. 말보다 피아노가 더 편하다”며 “더 깊은 이야기를 하기 위해 큰 편성보다는 오롯이 혼자서 연주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말했다.

앨범 제목 ‘리슨’은 ‘서로에게 귀 기울일 수 있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정재일은 “아름다움의 반대말은 추함이 아니라 아름다움을 느낄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항상 열려있는 마음으로 살자’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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