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슈퍼볼 인터뷰 취소’ 백악관-폭스 네탓 공방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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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가 취소” “백악관이 취소” 비난
2009년 오바마 이후 인터뷰 관례화
트럼프, 2018년 NBC 거부하기도

“백악관이 먼저 인터뷰를 취소했다.” “폭스뉴스가 취소를 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사진)과 보수 성향 폭스뉴스가 충돌했다. 매년 2월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결승전 ‘슈퍼볼’ 중계를 앞두고 현직 대통령이 경기 당일 중계 방송사와 단독 인터뷰를 갖는 관행을 누가 먼저 거부했느냐를 두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친공화당 성향인 폭스뉴스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때부터 민주당 행정부와 잦은 마찰을 빚었다.

ABC방송 등에 따르면 백악관은 11일(현지 시간) 바이든 대통령이 하루 뒤 슈퍼볼 중계 때 폭스뉴스와 단독 인터뷰를 진행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2021년, 2022년에는 각각 중계 방송사인 CBS, NBC와 인터뷰를 했다.

양측은 인터뷰 불발의 책임을 두고 서로를 비난했다. 커린 잔피에어 백악관 대변인은 11일 트윗에서 “폭스뉴스 측에서 인터뷰 취소를 요청한 것으로 들었다”고 했다. 폭스뉴스는 인터뷰팀이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비행기로 6시간 거리인 동부 워싱턴까지 왔는데도 백악관에서 일방적으로 취소했다고 맞섰다.

폭스뉴스 측은 백악관이 폭스뉴스 정규 방송 대신 민주당 지지 성향이 높은 흑인 유권자가 주로 시청하는 스트리밍 서비스 ‘폭스 솔’과의 인터뷰를 제안한 것을 두고도 불만을 드러냈다. 이 역시 최종 불발되면서 양측의 골만 더 깊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슈퍼볼은 미 최대 규모 스포츠 행사로 꼽힌다. 2020년 기준 약 1억5000만 명이 지켜봤으며 세계적 대기업들이 천문학적 광고비를 투입한다. 올해 30초 광고에는 최소 700만 달러(약 89억 원)가 필요하다. 이에 현직 대통령 또한 슈퍼볼 인터뷰를 정책 홍보의 기회로 여기고 공을 들인다. 2009년 오바마 전 대통령이 슈퍼볼 인터뷰를 사실상 관례화한 후 현직 대통령이 인터뷰를 취소한 것은 두 번째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또한 2018년 민주당 성향의 NBC를 거부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폭스뉴스의 악연 또한 새삼 화제다. 그는 미 물가 상승이 본격화하던 지난해 1월 기자회견 당시 피터 두시 폭스뉴스 기자와 충돌했다. 두시 기자가 인플레 대응이 늦었다고 질문하자 혼잣말로 “멍청한 개××”라고 욕을 하다 취재 화면에 잡혔다. 논란이 고조되자 두시 기자에게 전화로 사과했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조 바이든#폭스뉴스#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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