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 알뜰폰 사업 시작… 통신3사 ‘긴장 모드’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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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부터 개통까지 앱 통해 해결
데이터 남으면 포인트로 돌려줘
통신3사 “MZ이탈 막아라” 독려

간편 송금, 인터넷 은행 등의 디지털 서비스로 2400만 명의 이용자를 모은 토스가 알뜰폰(MVNO) 사업에 뛰어들며 젊은 이용자를 붙잡기 위한 통신 3사들의 전략 수립이 속도를 내고 있다. 알뜰폰에 대한 젊은 소비자들의 관심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메타버스 등 MZ 소비자를 붙잡을 수 있는 신사업 발굴에 분주한 모습이다.


토스 운영사인 비바리퍼블리카는 30일 “자회사 토스모바일을 통해 롱텀에볼루션(LTE) 알뜰폰 요금제 가입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토스모바일이 공개한 알뜰폰 요금제는 4종으로 월 데이터 100GB(기가바이트)를 제공하는 서비스의 가격이 5만9800원이다. 다른 알뜰폰 업체의 비슷한 요금제가 4만 원대에 제공되고 있어 가격은 상대적으로 비싸지만 편리한 가입과 서비스 이용으로 소비자를 끌어모은다는 전략이다.

토스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가입 신청과 스마트폰 개통에 필요한 유심(USIM·범용 가입자 식별 모듈) 배송부터 통신 서비스 실제 개통까지 모든 절차를 해결할 수 있다. 토스의 간편결제 서비스 ‘토스페이’를 활용해 요금 결제가 가능하다. 월 데이터 이용량이 남으면 최대 1만 원을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포인트로 돌려주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토스의 알뜰폰 출시 소식에 가장 높은 관심을 보인 건 20, 30대 등 이른바 ‘MZ세대’였다. 토스모바일에 따르면 26일부터 나흘간 접수한 알뜰폰 서비스 사전 신청자 약 17만 명 중 68%가 20, 30대로 집계됐다.

통신 3사는 토스의 알뜰폰이 시장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디지털 플랫폼 기반으로 성장한 토스가 통신 시장에서 젊은 이용자를 중심으로 주도권을 잡을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이다. 알뜰폰 이용자가 늘어나며 기존 통신 3사의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자 업계 안팎에선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MZ세대 이용자가 대거 이동한 영향”이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통신 3사는 미래의 주요 소비층인 MZ세대 이용자를 붙잡기 위해 각종 구독 서비스와 메타버스(3차원 가상공간) 플랫폼 등 통신 신사업 육성에 주력하고 있다. SK텔레콤 내부에선 경영진이 “우리도 젊은 이용자들을 끌어올 수 있는 서비스가 필요하다”며 실무진을 독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LG유플러스 역시 지난해 말부터 MZ세대 맞춤형 요금제 등 구체적인 대응책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KT도 토스모바일 출시 후 이용자들의 반응을 확인한 뒤 종합적인 전략을 마련할 계획이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토스가 디지털 시장에서 새로운 서비스로 성공한 경험이 있는 데다 젊은 이용자들을 끌어들일 전략을 잘 안다는 점에서 ‘제4이동통신사’보다 더 위협적인 존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토스#알뜰폰 사업 시작#mz이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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