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킬로이-리드 신경전… 골프계 ‘티 게이트’로 번지나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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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킬로이, 리드 인사에 본체만체
리드, 나무 티 매킬로이에 튕겨
언론에 ‘던졌다’ 와전-말싸움까지
각각 PGA-LIV 활동… 갈등 확산

‘티 게이트(tee-gate).’

정치계에서 나올 법한 단어가 골프계에 등장했다. 26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개막한 DP월드투어 히어로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에 출전한 로리 매킬로이(34·북아일랜드)와 패트릭 리드(33·미국) 사이에서 벌어진 신경전 때문이다.

골프다이제스트 등 골프 매체들은 26일 “두 선수의 신경전은 유치하면서도 사소한 것처럼 보일지 모른다”면서도 “이것은 본질적으로 골프의 벤치 클리어링”이라고 평가했다. 야구에서 빈볼 등으로 양 팀이 집단 몸싸움을 벌이듯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잔류파 대표 주자인 매킬로이와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LIV)’에서 뛰는 리드의 갈등이 양측 진영의 자존심 싸움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의미다.

발단은 새해 인사에서 시작됐다. 리드는 연습장에서 훈련 중인 매킬로이에게 다가가 인사를 청했다. 쪼그려 앉아 연습을 준비 중이던 매킬로이는 리드의 인사를 본체만체했다. 매킬로이의 캐디와도 악수했던 리드는 자신을 무시하는 매킬로이의 행동을 못마땅해했다. 그리고 돌아서 나무 티를 매킬로이를 향해 손가락으로 튕겼다. 문제는 현지 매체가 리드가 매킬로이에게 티를 던졌다고 전한 것이었다. 해당 장면을 담은 영상이 뒤늦게 공개되면서 티를 던졌다고 보기에는 과하다는 의견이 나왔지만 갈등은 잦아들지 않았다.

두 선수도 강경하게 맞섰다. 리드는 “우리는 항상 좋은 관계를 유지해 왔기 때문에 (매킬로이 반응이) 안타깝다. 철없는 어린아이처럼 행동한다면 그런 취급을 받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매킬로이는 “패트릭이 인사하러 왔는데 나는 원하지 않았다. 아는 척할 필요도 느끼지 못했다”고 답했다.

그 과정에서 매킬로이가 지난해 크리스마스이브 때 리드의 변호사로부터 반독점법 위반 소송과 관련해 법원에 출석하라는 소환장을 받은 사실도 알려졌다. 매킬로이는 “가족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려고 할 때 누군가 문 앞에 나타나 (소환장을) 전달하면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라며 “내가 리드의 입장이라면 인사나 악수를 기대하지 않을 것이다. 어떻게 아무 일도 없는 척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LIV 선수들은 PGA투어와 DP월드투어를 상대로 반독점법 위반 소송을 제기했는데 이 소송을 리드의 변호사가 맡고 있다. 리드는 이 소송에 참여하지 않았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dp월드투어 히어로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로리 매킬로이#패트릭 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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