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는 현 시대 연인들이 선택한 사랑의 한 형태”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월 12일 13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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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 ‘결혼 말고 동거’
결혼 전, 혹은 결혼 대신 ‘동거’ 택한 커플들의 생활 관찰기

‘결혼 말고 동거’의 방송 스틸컷. 1회에는 다양한 사연을 가진 세 커플이 출연한다. 채널A 제공


“살아봐야 더 사랑한다!”

20일 오후 8시 첫 방송하는 채널A 예능 ‘결혼 말고 동거’의 캐치프레이즈다. 이 프로그램은 실제 동거 커플들의 생활을 밀착 관찰하면서 그 속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갈등과 에피소드를 다룬다.

채널A 부부상담 프로그램 ‘애로부부’를 기획했던 김진 CP(43)의 작품이다. 9일 만난 김 CP는 “연애보다는 깊고 결혼보다는 짜릿한, 이 순간 뜨겁게 사랑하는 커플들의 이야기”라고 프로그램을 설명했다. 기획의 시작은 애로부부 시즌1이 끝나갈 때였다. “풋풋한 청춘의 사랑을 담은 ‘하트시그널’과 극강의 매운맛 ‘애로부부’ 그 사이에 해당하는 이야기는 없을까?” 이 고민을 안은 김 CP는 연출을 맡은 소수정 PD와 천진영 작가와 대화하다 ‘동거’라는 키워드를 떠올리게 됐다.

“제가 금단의 영역을 건드리는 걸 좋아합니다. (웃음) 최근 사실혼이나 동거의 형태도 가족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들이 나옵니다. 요즘은 옛날과 달리 동거 커플이 주변에 동거 사실을 알리기도 하고요. 이 시기에 동거를 수면 위로 올려볼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섭외 조건은 하나. ‘동거에 대한 의사와 가치관이 명확한 커플’이었다. 누군가는 결혼 전 상대의 생활습관이나 생각을 더 잘 알기 위해, 또 누군가는 온 가족의 행사인 결혼을 대신하기 위해 동거를 택한다.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커플들도 11년 장기 연애 커플부터 비혼주의 커플까지 다양하다. 김 CP는 “염려했던 것보다는 의외로 흔쾌히 출연에 응해주셨다. 다들 당당하셨고, 그래서 예뻤다”고 했다.

동거를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이 예능이 해답지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첫 회에는 이제 막 동거를 시작하려는 커플이 출연한다. 이들은 “동거를 꼭 해야 하냐”는 질문부터 맞닥뜨린다. 부모님에게 동거 사실을 공개할지 말지, 동거 장소는 어디로 구해야 하는지 등 이어지는 난관도 가지각색이다. 여러 동거 커플들의 갈등을 살펴보면서 동거 중 피해야 할 말이나 행동, 화해 스킬 등도 속속 살펴볼 수 있다.

다만 김 CP는 “‘동거를 장려하는 프로그램이냐‘고 물으신다면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그는 “동거는 기혼, 미혼처럼 현재의 상태를 나타내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이들의 모습을 통해 지금 대한민국에 사는 연인들이 선택한 사랑의 한 형태로서 동거를 순수하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결혼 말고 동거’의 MC. 왼쪽부터 이수혁, 한혜진, 이용진, 아이키. 채널A 제공


진행은 한혜진, 이용진, 아이키, 이수혁이 맡았다. 이들 넷의 공통점은 솔직함이다. “기혼자와 미혼자를 적절하게 배치해서 동거에 대한 다양한 토크를 해볼 수 있는 장을 만들고자 했다”는 김 CP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기도 하다. ‘프로 연애 참견러‘ 한혜진과 7년 연애 후 결혼한 이용진, MZ세대의 아이콘이자 10살 딸을 키우고 있는 아이키, 여심 저격수 이수혁은 동거와 결혼의 차이점 등에 대해 각자의 답을 찾아간다.

‘결혼 말고 동거’는 설 연휴 직전인 20일 오후 8시에 1·2회가 한번에 방송된다. 다음달 6일 오후 9시 10분에 방송하는 3회부터는 매주 같은 시간에 방송된다. 김 CP는 “온 가족이 모이는 설 연휴에 동거에 대해 함께 터놓고 이야기해보셨으면 좋겠다. 세대 간에 한 번쯤 이야기해볼 수 있는 주제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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