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포리자 원전에 또 포탄… IAEA “핵사고 겨우 피해”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1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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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우크라 서로 “상대 소행”

방사능 유출 사고 우려가 커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남동부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에 20일 또다시 포탄 10여 발이 떨어졌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서로의 소행이라며 상대방을 비난했다. 원자로나 냉각수 공급 장치를 직접 타격하지는 않아 방사성물질 누출은 없었지만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핵 사고를 가까스로 피했다며 “불장난을 하고 있다”고 포격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로이터통신은 원전 포격이 계속되면서 “1986년 이곳에서 약 500km 떨어진 곳에서 일어난 세계 최악의 원전 사고 ‘체르노빌 참사’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군이 점령한 자포리자 원전을 관리 감독하는 러시아 업체 로세네르고아톰은 ‘사용 후 핵연료’ 보관 건물 근처 등에 우크라이나군이 쏜 포탄 15발이 떨어졌다고 주장했다.

반면 자포리자 원전 운영사인 우크라이나 에너지 업체 에네르고아톰은 텔레그램에 “러시아군이 오늘(20일) 오전 원전 시설에 12발 이상 포격을 가했다”며 “손상된 시설과 장비는 재가동하려는 원자로 5호, 6호기와 관련돼 있다. 우크라이나가 전력 생산을 재개하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IAEA는 이날 성명에서 “현지에 파견된 (IAEA) 전문가들로부터 오늘 오전 폭발음 12건 이상을 들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발표했다.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은 “포격이 핵 시설에 킬로미터(km)가 아니라 미터(m) 단위로 가까워졌다. 당신들은 불장난을 하고 있다”고 양측 모두를 비판했다.

안드리 코스틴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은 올 2월 24일 러시아의 침공 후 어린이 437명을 포함한 우크라이나 민간인 8300명 이상이 숨졌다고 19일 발표했다. 민간인 부상자도 1만1000명에 이른다. 러시아군이 오랫동안 점령해 사상자 집계가 불가능한 동남부 지역을 포함하면 희생자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코스틴 총장은 러시아가 자행한 전쟁 범죄 또한 4만5000건에 이른다고 밝혔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자포리자#원전#ia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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