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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이재민-자영업자 망연자실

입력 2022-08-12 03:00업데이트 2022-08-12 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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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에 집 잃고 가게는 침수 피해
서울 동작구 사당동 남성사계시장에서 옷가게를 운영하는 이모 씨가 11일 오후 물에 젖은 의류를 정리하고 있다.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목숨을 겨우 구했으니 다행인가 싶다가도 무너진 집을 생각하면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서울 강남구 구룡마을 주민 A 씨(75)는 8일 밤 폭우로 집을 잃었다. 옆 개천에서 범람한 물이 A 씨 집으로 들어오기 시작하더니 순식간에 목까지 차올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조대가 A 씨를 밧줄에 묶어 침수된 집에서 겨우 빼냈다. 11일 취재팀이 찾은 그의 집은 벽면이 무너져 내려 내부 장판과 가구 등이 밖에서도 그대로 보이는 상태였다. 이재민 대피소로 쓰이고 있는 강남구 구룡중 강당에서 만난 A 씨는 “살길이 막막하다”라며 더는 말을 잇지 못했다. 8일 집중호우로 구룡마을에서만 주택 3채가 완파되고 6채는 반파됐다. 84채는 침수 피해를 입었다.

11일 수도권에 비가 거의 멈췄지만 침수 피해를 입은 이재민들과 자영업자들은 고통이 계속됐다. 폭우 때 집에 물이 한 뼘 높이로 들어찼다는 백순남 씨(83)는 “집이 무너질까 걱정돼 거의 대피소에서 지내고 있다”며 “집을 아무리 걸레로 닦아도 습기가 제거되지 않아 포기한 상태”라고 했다. 이한연 씨(48)는 “대피소에서 이재민들 사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유행하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도 있다”라고 했다.

가게가 침수됐던 상인들은 망연자실했다. 서울 동작구 상도동 성대전통시장에서 만화방을 운영하는 신모 씨(61)는 가게 안으로 물이 가슴 높이까지 차올라 책을 한 권도 지키지 못하고 일단 몸부터 피했다. 신 씨는 “아르바이트생도 없이 일궈낸 가게다. 빚까지 내가며 코로나19도 버텼는데…”라며 “아예 폐업을 해야 할 것 같다”라고 했다.

같은 시장에서 생활용품점을 운영하는 서영재 씨(37)는 “지금도 비에 젖은 물건을 정리하지 못해 손님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한동안 장사를 하지 못할 것 같은데 지하라 환기가 잘 안돼 냄새가 빠지려면 몇 달은 걸릴 것 같다”고 했다.

동작구 남성사계시장 상인들도 피해 규모를 가늠조차 못 하겠다고 하소연했다. 금은방을 운영하는 조모 씨(66)는 “고객이 수리를 맡긴 명품 시계 약 30점을 못 찾고 있다”라며 어쩔 줄을 몰라 했다.

유채연 기자 ycy@donga.com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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