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부스터샷 대상 1300만명… 접종속도 관건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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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정부 “3차 접종률에 명절 방역 달려”… 광주서 90대 2명 오미크론 첫 사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지 3개월이 지나 새로 3차 접종(부스터샷) 대상이 되는 사람이 1월에만 13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방역당국은 이들의 3차 접종 속도가 오미크론 변이 확산세를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3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1월 새로 부스터샷 대상자로 포함되는 사람은 1296만8193명이다. 20∼50대 국민 접종이 본격화된 지 3개월이 지나면서 대상자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설 연휴(29일∼2월 2일)까지 이들의 3차 접종률이 낮으면 명절 방역 완화 폭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3일 발생한 오미크론 신규 확진자는 111명, 누적 확진자는 1318명으로 전체 확진자의 8.8%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단장은 “늦어도 2월 중 오미크론이 국내 우세 변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미크론 감염에 의한 사망자도 처음 확인됐다. 광주 요양병원에서 확진 판정을 받고 지난해 12월 27일과 29일 각각 숨진 90대 2명이다. 모두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을 완료했지만 3차 접종은 하지 않았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2월부터 급격히 진행될 오미크론 유행을 막을 거의 유일한 방법은 3차 접종”이라고 말했다.

방역패스 만료 44만명… “백신 부작용 걱정-돌파감염에 접종 주저”
3차접종 대상 중 800만명 미접종
“백신 맞아도 마찬가지” 불신 상당… 50대 이하 연령층 접종률 특히 낮아
부작용 경험女 “식당 안가며 버틸것”… 전문가 “위중증 막기 위해 맞아야”
당국 “백신 없었다면 사망 늘었을것”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 후 180일이 지날 때까지 3차 접종을 하지 않아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유효기간이 지난 사람은 3일 현재 약 43만7000명이다. 이날부터 이들은 다른 사람과 함께 식당, 카페에 갈 수 없고 혼자서도 대형마트에 갈 수 없다.

그럼에도 이들이 3차 접종을 안 한 이유가 뭘까. 단순히 접종 날짜를 착각한 경우도 있겠지만 돌파감염이 늘자 ‘백신 무용론’을 들어 접종을 미루는 이가 적지 않다. 1, 2차 접종에서 부작용을 겪은 이들도 추가 접종을 꺼리고 있다.

현재 3차 접종 자격을 얻었지만 하지 않고 있는 사람은 약 800만 명. 1월 중 추가로 약 1297만 명이 3차 접종 대상이 된다. 이들의 3차 접종률을 높이는 게 방역 관건으로 떠올랐다.

○ 돌파감염 증가에 “계속 맞아야 하나” 회의

최근 코로나19 신규 감염자 중 접종 완료 후에 감염되는 돌파감염의 비율이 70%를 넘어서면서 방역당국은 3차 미접종자 사이에 ‘백신 무용론’이 커진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어린이집 보육교사 이모 씨(45)는 “우선접종직업군이라서 어린이집 동료 모두 작년 상반기에 백신을 맞았는데 하반기에 2명이 코로나19에 걸렸다”면서 “의무라서 3차 접종도 하긴 했지만 또 맞으라고 하면 그만두겠다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3차 접종까지 마친 사람마저 돌파감염 사례가 늘면서 백신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갖는 사람이 늘고 있다. 직장인 손모 씨(32)는 “3차 접종으로 끝난다는 보장도, 3차를 맞으면 안 걸린다는 보장도 없는데 앞으로는 최대한 안 맞고 버텨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50대 이하 청장년층에서 손 씨처럼 백신 3차 접종을 거부하거나 관망하는 현상이 두드러진다. 3차 접종 자격이 생긴 18∼29세 가운데 2일 0시까지 추가 접종을 한 비율은 전체의 48.2%에 그쳤다. 전 연령대 중 가장 낮다. 40대(57.8%)와 50대(58.5%)도 서두르지 않는 분위기다.

반면 고령층은 3차 접종에 적극적이다. 70대는 10명 중 9명(92.2%)이 3차 접종을 했다. 80대 이상(90.0%)과 60대(85.3%) 역시 접종률이 높다.

○ 부작용 경험에 ‘버티기’

1, 2차 백신을 자발적으로 맞았지만 부작용을 경험하면서 3차 접종을 못하거나 안 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여성들 사이에선 부인과 질환 부작용 사례가 많이 공유되면서 3차 접종을 기피하는 이가 늘고 있다.

방역패스 유효기간이 일주일 남은 워킹맘 심모 씨(45)는 “2차 접종을 하고 며칠 하혈을 해 3차 접종이 무섭다”면서 “직장에서 도시락을 먹고 장보기는 온라인 쇼핑으로 버텨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청년층 일부에서는 “효과 없는 백신을 여러 번 맞느니 코로나19에 한 번 걸리는 게 낫다”는 극단적 주장까지 나온다. 코로나19 완치자는 일정 기간 접종을 하지 않아도 방역패스 예외가 인정된다. 하지만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감염을 통한 자연 면역은 ‘러시안 룰렛’ 같은 도박”이라고 말했다.

○ 중증화율 94% 감소 “백신 무용론 비과학적”

코로나19 백신의 감염 예방 효과는 앞으로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국내 확산이 본격화하고 있는 오미크론 변이는 돌파감염 확률이 기존 델타 변이보다 높기 때문이다. 백순영 가톨릭대 의대 명예교수(미생물학교실)는 “오미크론 확산 이후 백신은 감염 자체를 막는 의미보다 감염되더라도 위중증으로 악화하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국내 18세 이상 성인 가운데 백신을 한 차례도 맞지 않은 사람은 7% 정도다. 최근 5주 사이에 발생한 코로나19 사망자 중 54.9%가 백신 미접종자였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3차 접종까지 하면 코로나19에 걸리더라도 중증으로 악화할 가능성이 93.6% 낮아진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백신이 없었다면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가 지금보다 서너 배 더 많았을 것”이라며 “백신 효과에 대한 의문 제기는 과학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부스터샷#접종속도#방역#오미크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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