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테네시주, 역대급 폭우…최소 22명 사망-50여명 실종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8월 23일 18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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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뉴시스
사진 뉴시스
지난달 기록적 폭염을 겪었던 미국이 이달에는 폭우 피해로 신음하고 있다. 21일 미 남동부 테네시주 일부 지역에 역대 가장 많은 432mm의 비가 내려 최소 22명이 사망하고 50여 명 실종됐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이 보도했다. 23일까지 미 내륙 일부 지역에 비가 더 내릴 것이란 예보가 나온데다 실종자 대부분이 숨졌을 가능성이 커 희생자 수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미 국립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테네시를 강타한 비의 양은 1982년의 이전 최고치(345mm)보다도 87㎜ 많아 주 최고기록을 경신했다. 비가 잦아든 22일에는 주요 피해지역인 험프리스 카운티를 비롯해 주내 곳곳에는 파손된 건물, 뒤죽박죽 뒤엉킨 자동차 등의 잔해가 드러났다. 거대한 나무들이 뿌리째 뽑히고, 주택은 복구가 불가능할 정도로 무너졌다. 주요 도로가 끊겼고 곳곳에서 전화도 불통이 됐다. 일부 지역에서는 아직까지 물과 전기 공급도 원활하지 않다. 갑작스런 폭우에서 간신히 빠져나온 주민들은 “바닷물처럼 많은 양의 물이 순식간에 덮쳤다” “지옥을 경험했다”고 증언했다.

주 당국은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사망자의 연령대가 다양하다고 밝혔다. 특히 주 최대도시 내슈빌 인근의 웨이벌리에 사는 7개월짜리 쌍둥이까지 희생돼 안타까움을 낳고 있다. 쌍둥이를 포함해 네 아이를 데리고 탈출하던 부모가 급류에 갑작스레 휘말리면서 발생한 사고다. 쌍둥이는 희생됐지만 나머지 2명의 아이들은 구조됐다.

북동부 뉴욕에서도 허리케인 ‘헨리’가 많은 비를 뿌려 일일 강수량으로는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21일 뉴욕시 맨해튼 센트럴파크에는 4.45인치(11.3㎝)의 비가 내렸다. 이전 최고기록인 1888년의 4.19인치(10.6㎝)보다 많다. 성추행 파문으로 사퇴 의사를 밝힌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헨리’ 여파로 뉴욕 인근 뉴저지, 코네티컷, 로드아일랜드주 등에서도 약 14만 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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