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피플 in 뉴스]베이조스의 우주 야망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6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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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가 주도하던 우주개발에 민간 기업들이 참여하면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우주개발에 앞장서고 있는 민간 기업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스페이스X’, 아마존 최고경영자(CEO) 제프 베이조스(사진)의 ‘블루오리진’, 영국의 부호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의 ‘버진갤럭틱’ 등이 대표적입니다. 탐험 대상이었던 우주가 이제 비즈니스의 영역으로 들어왔습니다.

우주여행 상품이 출시될 날도 머지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베이조스가 포문을 열었습니다. 그는 7일 “7월 20일, 세상에서 가장 멋진 모험을 나의 가장 친한 친구인 남동생과 함께 떠날 것이다”라고 밝혔습니다. 베이조스가 탑승하는 블루오리진의 유인 우주선 이름은 ‘뉴 셰퍼드’입니다. 최대 6명이 탈 수 있는 뉴 셰퍼드는 음속의 3배에 달하는 속도로 비행할 수 있으며 재사용이 가능합니다. 탑승객은 지구 대기권과 우주의 경계선인 ‘카르만 라인’(100km 상공)에서 안전벨트를 풀고 무중력 체험을 하면서 창밖으로 펼쳐지는 우주공간과 지구의 모습을 즐길 수 있습니다.

우주여행이라는 특별한 경험의 값어치는 얼마나 될까요. 블루오리진은 베이조스와 함께 유인 우주선에 탑승할 수 있는 티켓 1장을 경매에 내놨습니다. 경매에 159개국 7600명이 참여해 최종 2800만 달러(약 315억 원)에 낙찰됐습니다. 이번 우주여행 시간이 약 11분에 불과하다고 하니 1분당 30억 원에 가까운 돈을 지불한 셈입니다.

민간인 우주여행이라는 원대한 꿈을 실현시키고 있는 베이조스 앞에 뜻밖의 암초가 나타났습니다. 세계 최대 온라인 청원 사이트 ‘체인지(Change.org)’에 그의 지구 귀환을 반대하는 청원이 등장한 겁니다. 28일 기준으로 서명자는 13만 명을 넘었습니다.

청원이 올라올 즈음 미국 탐사보도 매체 ‘프로퍼블리카’는 미국 국세청(IRS) 자료를 입수해 베이조스와 일론 머스크 등 억만장자들의 세금 납부 내역을 공개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베이조스는 5년간 990억 달러(약 110조 원)의 자산을 불렸지만 이 기간 그가 낸 연방소득세의 실세율은 0.98%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베이조스는 2007년과 2011년에, 머스크는 2018년에 연방소득세를 한 푼도 내지 않았다는 내용도 담겼습니다. 미국의 상위 슈퍼리치 25명이 일반 직장인보다 적은 세금을 낸다는 내용도 있습니다. 프로퍼블리카 보도 내용의 진위는 명확하지 않지만 베이조스를 비롯한 억만장자들의 혁신에 대한 관심만큼 납세 의무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습니다. 아마존을 창업해 최고의 전자상거래 회사로 키운 베이조스는 재산 약 222조 원을 가진 세계 최고의 부자입니다. 민간 우주여행 시대가 본격화하면 이들의 부(富) 역시 늘어날 텐데, 그만큼 납세에 대한 목소리도 거세질 것 같습니다.

박인호 용인한국외대부고 교사


#신문과 놀자!#피플 in 뉴스#베이조스#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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