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인플레 우려에… ‘배당주’ 뜬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6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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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변동 적은 전통 고배당주 선호… 고배당50 지수 올해만 26.6% 상승
삼성전자 등 14개 종목 신규 편입
실적 개선으로 ‘중간배당’ 기업 늘어… S-Oil, 현대차도 2년 만에 재개
경기 회복에 연말 배당도 ‘핑크빛’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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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이 불고 연말이 가까워져야 투자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던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벌써부터 뜨겁다. 고(高)배당주 50개 종목으로 구성된 지수는 올 들어 코스피 상승률의 2배가 넘게 올랐다. 미국의 금리 인상 시계가 빨라지고 물가 상승이 현실화되면서 배당주가 투자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주춤했던 중간배당을 재개하거나 처음으로 중간배당을 도입하는 기업이 늘면서 주식 투자자들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고배당 지수 26.6% 상승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현대차, KB금융, 신한지주 등 고배당주 50개 종목으로 구성된 ‘코스피 고배당50’ 지수는 올해 초부터 이달 21일까지 26.6%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12.8%)의 2배가 넘는다. 지난해 코스피가 30.8% 상승하는 동안 고배당50 지수가 0.6%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고배당50 지수는 유가증권시장 상장 종목 가운데 최근 3년 동안 연달아 배당을 실시하고 배당수익률이 높은 50개 기업으로 구성된다. 매년 6월마다 변경되며 이달 14일부터 삼성전자, KT, SK가스 등 14개 종목이 새로 편입됐다.

배당주가 큰 폭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는 데는 금리 인상이 가시화된 데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8월 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을 공식화하면 금리가 더 오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고배당주는 안전한 투자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김승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물가 상승기에는 상대적으로 가치 변동이 적은 자산이 선호된다. 증시에서는 대표적으로 고배당주를 꼽을 수 있다”고 했다.

최근 연준은 기준금리 인상 예정 시점을 당초 전망보다 1년 정도 앞당겼다. 그동안 “일시적일 뿐”이라고 했던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도 “예상보다 더 높고 지속적일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특히 경기 회복세가 이어지면서 연말로 갈수록 기업 실적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도 배당주의 매력을 높이고 있다. 안현국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다수 업종에서 이익 ‘빅사이클’이 겹쳐 배당 확대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내다봤다.

57개 기업, 중간배당 예고


주식 투자자들에게 ‘여름 보너스’로 불리는 중간배당에 나서는 기업도 다시 늘고 있다. 21일까지 중간배당을 위해 주주명부 폐쇄 기준일을 공시한 상장사는 57곳이다. 전년 동기 대비(46곳) 24% 늘어난 규모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49곳)보다도 많다. 지난해 상장사 전체 중간 배당금은 1년 전보다 21.3% 감소한 바 있다.

중간배당은 회계연도 중간에 지급하는 배당금이다. 대부분의 상장사가 12월에 결산을 하다 보니 통상 6월 말을 기준으로 중간배당이 이뤄진다. 올해는 28일까지 해당 주식을 매수하면 배당금을 받을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배당을 중단하고 위험 관리에 나섰던 기업들이 실적 개선에 힘입어 다시 중간배당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증시에서 고배당주의 대표주자로 불리던 S-Oil, 현대차는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중간배당을 재개한다고 공시했다. 배당 금액, 지급 일정 등은 향후 이사회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전통적인 배당주로 꼽히는 금융지주들 역시 중간배당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2006년부터 지속적으로 중간배당을 해온 하나금융은 이미 주주명부 폐쇄 기준일을 공시하며 중간배당에 앞서 배당을 받을 주주를 확정하기 위한 절차에 착수했다. 금융당국이 국내 금융지주와 시중은행에 권고했던 배당 제한 조치를 이달 말 종료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KB, 신한, 우리 등 다른 금융지주들도 하반기에 분기배당 등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처음으로 중간배당을 도입하기로 한 기업들도 10곳이나 된다. 2017년 상장 이후 한 번도 중간배당을 하지 않았던 현대중공업지주는 올해 처음으로 중간배당을 하겠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 역시 주주 환원 정책 강화를 위해 올해부터 중간배당을 도입해 연 2회 배당에 나서기로 했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money&life#기업#배당주#금리인상#인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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