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90년생이 온다’ 작가 “인세 못받았다” 소송

이호재 기자 , 전채은 기자 입력 2021-06-21 03:00수정 2021-06-21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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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만부 베스트셀러’ 임홍택씨, 종이책 인세 누락 문제제기하자
뒤늦게 1억5000만원 지급 출판사에 “전자책분 1억3000만원도 달라” 소송
작가 “고의 누락” 출판사 “단순 착오” …지난달 장강명 작가 이어 논란 확산
전문가 “불투명한 유통구조 바꿔야”
임홍택 작가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직원들에게 선물해 화제가 된 베스트셀러 ‘90년생이 온다’의 임홍택 작가(39)가 이 책의 인세 누락 문제로 출판사와 소송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장강명 작가가 출판사에 인세 누락 문제를 제기한 데 이어 출판계에서 인세 관련 논란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출판계의 불투명한 유통구조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 작가는 CJ그룹에서 일하던 2018년 11월 웨일북 출판사를 통해 자신의 두 번째 저서인 ‘90년생이 온다’를 펴냈다. 1990년 이후 태어난 신입사원과 기성세대가 조화롭게 공존하기 위한 실질적 인사관리 방법을 담았다. 2019년 8월 문 대통령이 이 책을 청와대 직원들에게 선물하면서 여러 서점에서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지금까지 종이책이 약 36만 부 팔렸다. 신인 작가와 중소 출판사가 출간한 책으로는 이례적인 성공을 거뒀다.

출판계 관행상 판매부수는 출판사가 관리하고, 작가는 출판사로부터 이 수치를 통보받는다. 임 작가는 올 1월 출판사로부터 통보받은 종이책 판매부수를 검토하다 인쇄부수보다 10만 부가 적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인쇄됐지만 팔리지 않은 재고라기엔 큰 수치였다. 임 작가는 출판사에 판매부수를 다시 확인해 인세를 제대로 지급해 달라고 수차례 항의했고, 2개월 뒤인 3월 출판사로부터 뒤늦게 1억5000만 원을 받았다. 장 작가에 대한 아작 출판사의 인세 누락 사례처럼 출판사가 자료를 안 주면 작가가 판매부수를 파악할 수 없는 구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임 작가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출판사가 인세를 무단으로 지급하지 않으려 했고 이후 제대로 된 사과도 없었다”며 “출판사가 의도적으로 판매부수를 속이면 작가는 정확한 인세를 받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출판사는 단순한 계산 착오였다는 입장이다. 권미경 웨일북 대표는 “전산 시스템이 미비한 중소 출판사 여건상 판매부수와 인세를 계산하는 과정에서 착오가 있었다”며 “잘못한 부분도 있고 (작가에게) 죄송하지만 미지급된 인세를 드린 뒤에도 반발하니 속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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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임 작가와 출판사는 ‘90년생이 온다’의 전자책 인세를 두고 소송전까지 벌이고 있다. 양측은 2018년 3월 전자책 인세를 ‘수익금의 15%’로 정한 A계약서를 작성했다. 6개월 뒤 문화체육관광부의 출간 지원 사업에 응모하기 위해 문체부 표준계약서에 따라 전자책 인세를 ‘전송 1회당 1400원’으로 정한 B계약서를 다시 작성했다. 임 작가는 3월 말 “B계약서에 따라 미지급된 전자책 인세 1억3000만 원을 추가로 지급하라”며 웨일북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정부 지원을 받기 위해 계약서를 복수로 작성하는 출판계의 기형적 구조와 관행이 갈등을 부른 것이다.

출판계에서는 책 판매량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는 현 출판유통 시스템이 지속적으로 문제를 일으킨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 작가는 출판유통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정부가 추진 중인 ‘출판유통통합전산망’ 사업을 지지하지만, 출판계 단체인 대한출판문화협회는 사업 참여를 거부하고 있다. 장은수 출판평론가는 “출판계가 출판유통통합전산망 참여를 거부하는 건 정부 주도 시스템에 대한 반발 심리 때문”이라며 “민간 주도로 전산망을 만든 해외 사례를 참고해 합리적인 논의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호재 hoho@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전채은 기자
#90년생이 온다#임홍택 작가#인세 누락#책 판매량#출판유통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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