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이 칭찬한 재활병원, 정부 사업 소외된 이유는?

유근형 기자 입력 2021-05-13 03:00수정 2021-05-13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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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어린이재활병원’ 지정 사업
요양병원은 공모 참여 불가
푸르메병원은 자격 충족 어려워
“중형 특화병원에도 기회 줘야…”
대선후보 시절이던 2017년 서울 마포구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을 방문해 환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문재인 대통령. 푸르메재단 제공
“국내 최초의 장애 어린이 재활 전문병원조차 정부 공공사업에 참여할 수 없다니….”(의료계 관계자)

정부가 최근 문재인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공공어린이재활병원’ 지정을 위해 공모를 진행 중인 가운데 해당 사업에 지원할 수 있는 병원의 자격을 두고 의료계에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사실상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만 참여할 수 있도록 제한을 뒀기 때문이다. 정작 그간 척박한 국내 어린이 재활의료를 위해 노력해 온 전문 병원들은 공공 지원에서 배제될 위기에 놓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공어린이재활병원 지정사업은 지속적 재활치료가 필요하지만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장애 어린이 가족을 위해 공공병원을 확충하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핵심 의료정책이다. 보건복지부의 ‘어린이재활의료 확충 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에 재활치료가 필요한 아동 약 29만 명 중 실제 치료를 받는 아동은 1만9000여 명(6.7%)에 불과하다. 이에 복지부는 수도권과 제주에 소아재활전문병원 3곳을 지정하고 매년 국비 7억5000만 원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사업 참여 공모는 13일까지 진행된다.

하지만 해당 분야에서 노력해 온 병원들은 혜택을 보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2016년 국내 최초로 장애어린이재활전문병원을 설립한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이 대표적이다.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푸르메병원은 시민 1만여 명 및 기업들의 기부금 403억 원, 마포구의 부지 제공 등 각계의 노력에 힘입어 설립됐다. 현재 200여 명의 의료진이 재활의학과, 소아정신건강의학과, 내과, 치과 등에서 매일 500여 명의 어린이 환자를 돌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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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도 2017년 대선 후보 시절 병원을 찾아 “민간이 먼저 나서주어 고맙다. 이 병원을 모델로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을 만들겠다”고 했다. 지난달 29일 김정숙 여사 역시 병원 창립 5주년 행사에 축하 영상을 보내 “푸르메병원은 기적의 어린이 재활병원으로 불려왔다. 우리 정부에서 첫 삽을 뜬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의 마중물이 돼주었다”라고 치하했다.

하지만 사실상 국내 유일, 국내 최고 수준의 어린이 재활병원이란 평가를 받고도 푸르메병원은 이번 공공사업에서 배제될 위기에 놓였다. 푸르메병원 관계자는 “설립 당시 의료법상 요양병원으로 승인을 받아 사업 지원이 어려운 실정”이라며 “복지부가 ‘1년 안에 종별 전환하는 경우 신청이 가능하다’고 예외조항을 뒀지만 일반병원으로 전환하려면 부지 및 주차장을 확보해야 하는데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푸르메병원 부지는 마포구 소유고 이미 매년 30억 원의 적자가 나고 있어 재정적으로도 투자가 어렵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중형 어린이재활전문병원에도 공공사업에 참여할 기회를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활의료계 관계자는 “노무현 정부 당시 권역별 재활병원을 건립했지만, 대학병원들이 지원만 받고 차후 돈 안 되는 재활병동을 축소하는 등 파행 운영되기도 했다”며 “의지를 가진 병원들을 지원해야 더 많은 장애 어린이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재활병원#정부 사업 소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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