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큰돈 벌 것” SNS 언급
국제법상 자유통행 구간…논란일 듯
이란. 휴전에도 통행료 암호화폐로 요구
“새로운 ATM 만들었다” 성과 자찬도
호르무즈 우회 사우디 송유관은 피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 시간) 백악관 크로스홀에서 이란 전쟁과 관련해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주 동안 이란을 대대적으로 타격할 것”이라며 “이란을 석기시대로 돌려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2026.04.02 [워싱턴=AP/뉴시스]
미국과 이란이 7일(현지 시간) ‘2주 휴전’에 극적으로 합의한 건 이란이 올 2월 28일 전쟁 발발 후 봉쇄 중인 원유 수송로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를 한시적으로 풀고 안전한 통행을 보장하겠다고 밝힌 게 결정적이었다. 이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이 초래한 세계 경제의 위험 요인 또한 일단 줄어들 전망이다.
다만 미국과 이란 모두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재개를 통해 자국의 이익을 취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미 ABC방송에 호르무즈 해협을 다니는 선박들에 대한 통행료 부과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간 이란이 통행료 징수를 추진하려 했지만 미국 또한 동참할 수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특히 그는 통행료 징수에 관해 “이란과 ‘공동 사업(Joint Venture)’을 추진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는 7일 트루스소셜에도 휴전 합의로 수많은 긍정적인 조치가 취해져 양측 모두 “큰돈을 벌 것(Big money will be made)”이라고 기대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원유를 공급받는 국가들이 우려해 온 통행료 징수와 관련된 부담이 더 커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런 가운데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8일 이란이 2주의 휴전 기간 중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각국 선박으로부터 수수료 명목으로 암호화폐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같은 날 이란 타스님통신은 호르무즈 해협을 이란의 ‘새로운 현금자동입출금기(ATM)’로 만든 것은 이번 전쟁에서 이란이 거둔 주요 성과라고 자찬했다. ● 트럼프 “호르무즈 완전 개방” vs 이란 “우리 협조 필요”
트럼프 대통령은 7일 저녁 트루스소셜에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하고 즉각적이고 안전한 개방에 동의하는 것을 전제로” 이란과의 휴전에 합의한다고 밝혔다. 이후 또 다른 게시글에선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의 교통량 증대를 도울 것이며 많은 긍정적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양측 모두 “큰돈을 벌 것이며 이란 또한 재건 과정을 시작할 수 있다”며 “(호르무즈 해협에) 모든 종류의 물자를 가득 채우고 모든 일이 잘 진행되도록 기다릴 것”이라고 낙관했다.
즉 향후 2주 동안에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한 정상화에 동의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해협의 전면적 개방을 전제로 이란과 협상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반면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은 7일 최고 국가안보회의 명의 성명에서 2주간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항행을 보장한다면서도 “이란군과의 협조하에, 또 기술적 제약을 충분히 고려하는 조건으로만 가능하다”라는 전제를 붙였다. 이 해협에 대한 이란의 통제권을 유지한 채 제한적인 통항만 허용하는 ‘조건부 합의’를 강조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이란이 향후 2주간 유조선과 상선 등의 통항을 허가하더라도 그 방식은 이전 같은 ‘자유 항행’과는 거리가 있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AP통신은 2주의 휴전 계획에 호르무즈 해협에 영해를 둔 이란과 오만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통행료를 부과하도록 허용하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이란 석유, 가스, 석유화학 제품 수출업체 연합의 하미드 호세이니 대변인은 FT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각국 유조선에 부과할 관세가 “배럴당 1달러”라고 주장하며 관세 부과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 같은 통행료 부과는 큰 논란을 야기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법상 호르무즈 해협에는 각국의 모든 선박과 항공기가 사전 허가 없이 자유롭게 통과할 수 있는 ‘통과통항권’이 적용된다. ● 해협 통제권 놓고 계속 맞설 수도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한 정상화를 주장하는 미국과 이란군과의 조율을 전제로 선박 통항을 재개하겠다는 이란은 종전 협상 시작 전부터 입장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특히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통제를 향후 미국과의 종전 협상에서도 강력한 지렛대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2주간의 휴전 및 협상을 통해 미국과 국제사회가 원하는 수준의 해협 개방이 이뤄질지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이란으로부터 10개 조항의 제안을 받았다”며 “이것이 협상을 위한 실질적 토대가 되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이란이 제안한 10개 조항에는 ‘호르무즈 해협 통과에 대한 공식 프로토콜(규정) 수립’ 등이 포함됐는데, 향후 종전 협상에서 이를 논의할 수 있는 사안으로 언급한 것이다.
한편 8일 FT는 사우디아라비이아 동부 유전지대에서 홍해 항구로 원유를 수송해 수출하는 동서 횡단 송유관이 드론 공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사우디 내륙을 관통하는 이 1200㎞ 의 이 송유관은 미국과 이란이 2주 휴전 합의를 발표한 직후 공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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