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모든 가전의 ‘엔진’ 평생보증 자신있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4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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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크]이기수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부사장

5일 이기수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개발팀장(부사장)이 ‘썬 옐로우’ 색상 패널을 장착한 비스포크 냉장고 앞에서 제품 설명을 하고
 있다. ‘썬 옐로우’는 전체 판매 패널 색상 중 20%를 차지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색상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가전제품의 ‘엔진’ 격인 모터, 컴프레서의 평생 보증 서비스를 결정했다. 삼성전자 제공
5일 이기수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개발팀장(부사장)이 ‘썬 옐로우’ 색상 패널을 장착한 비스포크 냉장고 앞에서 제품 설명을 하고 있다. ‘썬 옐로우’는 전체 판매 패널 색상 중 20%를 차지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색상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가전제품의 ‘엔진’ 격인 모터, 컴프레서의 평생 보증 서비스를 결정했다. 삼성전자 제공
“가전의 ‘엔진’인 모터, 컴프레서 평생 보증 결정은 우리의 철학을 완성시키기 위한 꼭 필요한 퍼즐이었다.”

이기수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개발팀장(부사장)은 5일 동아일보와 한 단독 인터뷰에서 “비스포크는 ‘환경과 지속 가능한 경영’을 추구하는 삼성전자의 경영철학이 결집된 브랜드”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팀장은 “올해 국내에서 비스포크 제품 판매량만 200만 대 돌파를 예상한다. 다양한 제품군에 비스포크 적용을 확대해 한국을 넘어 미국, 유럽 생활가전 시장의 판을 흔들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비스포크 제품 및 2021년 신제품의 디지털 인버터 컴프레서, 디지털 인버터 모터를 기한 없이 무상으로 수리 또는 교체해 주는 ‘평생 보증’ 서비스를 결정했다. 가전제품의 ‘엔진’으로 불리는 두 부품은 냉장고, 세탁기, 건조기, 에어컨, 청소기 등 생활가전 대부분의 제품에 탑재된다. 결국 사실상 모든 가전제품의 평생 보증을 약속한다는 뜻이라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 팀장은 “쉽지 않았던 결정”이라고 말했다. 실제 생산 과정에서 대량 불량이 발생하거나 사용 중 예상치 못한 이유로 성능이 떨어진다면 삼성전자는 천문학적인 보상 비용을 떠안아야 할 것이 뻔했다. 그는 “비스포크는 제품을 바꾸지 않고도 외부 패널을 교체함으로써 새 제품과 같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한 ‘오래 쓰는 가전’이다”라며 “핵심 부품의 평생 보증은 어려웠지만 꼭 해야 하는 결정이었고, 그만큼 자신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선택한 방법은 전수조사다. 생산 과정에서 몇몇 부품을 무작위로 뽑아 검사하는 기존 샘플링 방식으로는 불량률을 낮추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 팀장은 “40년 넘게 모터, 컴프레서를 생산하면서 쌓아온 경험과 데이터를 활용해 삼성전자만의 품질관리 시스템을 만들었다”며 “사실상 ‘검사의 자동화’를 한 셈인데 이 시스템을 도입한 뒤 매년 불량률이 절반씩 줄고 있고, 데이터가 쌓일수록 불량률 제로에 가까워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유롭게 색을 선택하고 교체할 수 있는 삼성전자 비스포크는 가전사업부 슬로건처럼 ‘이제는 가전을 나답게’ 쓸 수 있도록 한 제품이다. 이 덕분에 세탁기와 건조기가 습한 다용도실 밖으로 나왔고, 바닥이나 벽지 등이 아닌 냉장고, 공기청정기 같은 가전들이 집 안 인테리어의 포인트 역할을 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인기의 기세를 몰아 무선청소기, 정수기 등도 비스포크 라인업에 배치하고 있다. 5월 출시 예정인 신발 관리기기 ‘슈드레서’처럼 새로운 영역의 가전제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이 팀장은 “한국 시장에서 거둔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 7월 세계 최대 가전시장인 미국, 유럽 시장에 비스포크 출사표를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냉장고, 세탁기가 검은색과 흰색 혹은 회색이어야 할 이유가 없다”며 “한국 소비자의 마음처럼 해외 소비자들도 비스포크 제품군에 큰 관심을 보일 것이라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현재 비스포크는 ‘색’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지만 곧 시장에서는 환경과 사회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삼성전자의 철학에 공감하는 순간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평생 보증으로 제품 사용 기간을 늘려 환경을 보호하고, 디자인, 콘텐츠 분야의 협업을 확대하며 ‘비스포크 생태계’를 확장함으로써 사회 일자리를 늘리는 제2, 제3의 ‘비스포크 효과’가 곧 현실화될 것이란 뜻이다.

이 팀장은 “삼성전자 가전사업부는 소비자와 사회, 더 넓게는 인류를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고 비스포크로 이제 의미 있는 첫발을 내디뎠다”고 말했다.

수원=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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