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사 주가 10배 올린 모바일 게임 ‘쿠킹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4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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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지M-리니지2M 이어 매출 3위
20세 이하-여성 이용자 비중 높아
‘장수IP 활용-적극적 소통’ 성공요인

올해 1월 선보인 캐주얼 모바일 게임 ‘쿠키런: 킹덤’(쿠킹덤)이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일색이던 국내 게임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게임 주 이용자가 아니었던 젊은층과 여성들을 대거 끌어들이면서 매출도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13일 모바일 분석업체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3월 국내 시장에서 쿠킹덤의 매출은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과 리니지2M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이용자 수가 많은 구글 플레이에서는 매출 2위까지 뛰어올랐다.

쿠킹덤은 2013년 국내 스타트업 데브시스터즈가 만든 모바일게임 ‘쿠키런’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신작이다. 데브시스터즈는 쿠키런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성장가도를 달렸으나 2015년부터 6년 연속 영업 손실을 내며 상장폐지 위기에까지 내몰렸다. 하지만 올해 1월 쿠킹덤이 이용자들의 호평을 받으면서 반전을 이뤄냈다. 지난해 말 1만4450원이던 주가는 13일 종가 기준 14만2300원으로 10배 가까이 올랐다.

쿠키런이라는 장수 IP의 적절한 활용과 귀여운 캐릭터, 이용자들과의 적극적인 소통 등이 성공 원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국내 게임계 주류인 MMORPG가 30대 이상 남성들을 주 고객층으로 설정한 것과 달리 쿠킹덤은 게임에 관심이 없던 소비자들도 즐길 수 있도록 설계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진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쿠킹덤 이용자 중 20세 이하 비중은 61%, 여성 비중은 57%로 다른 매출 상위권 게임과 비교했을 때 눈에 띄는 수치”리며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여성의 관심을 끌 만한 마땅한 게임이 없는 상황에서 이 고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국내 유명 게임들의 확률형 아이템을 둘러싼 사행성 논란과 확률 조작 의혹 등이 불거지면서 쿠킹덤이 반사 효과를 누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쿠킹덤은 MZ세대와 여성을 주 이용자로 설정하면서 과금 요소를 최소화하고 확률을 투명하게 공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쿠킹덤의 인기를 계기로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캐주얼 게임이 MMORPG를 대체할지도 관심사다. 게임사 관계자는 “MMORPG가 수년간 시장을 지배하면서 상대적으로 단순하고 즐기기 쉬운 게임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도 자연스럽게 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쿠킹덤#데브시스터즈#모바일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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