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전 대법원장 “적폐청산은 광풍”… 사법농단 무죄 주장

신희철 기자 입력 2021-04-08 03:00수정 2021-04-0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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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과정 언론에 실시간 중계, 예단이 판결에 영향 줄까 우려”
檢 “재판 개입하고 법관 사찰”
“적폐청산이라는 이름의 광풍이 사법부까지 불어왔다. 수사 과정이 언론에 실시간 중계되면서 과거에 형성된 예단이 객관적 판단을 방해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1부(부장판사 이종민) 심리로 열린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박병대 고영한 전 대법관의 공판에서 양 전 대법원장은 이렇게 말했다.

2019년 2월 기소된 양 전 대법원장 등 피고인 3명의 재판은 2년 이상 이어지다 올 2월 재판부가 새롭게 구성되면서 공판이 재개됐다. 양 전 대법원장은 “정보가 왜곡되고 마구 재단돼 일반인에게 ‘상당한 범죄를 저질렀다’는 생각에 젖어들게 만들었다”면서 “예단은 사법부가 가장 경계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새 재판부가 이 사건의 본질이 무엇인지, 사건의 실질적 내용이 어떤 것인지를 정확히 판단해주길 바란다”며 발언을 마쳤다.

고 전 대법관은 “추측이나 예단이 아닌 형사법의 엄격한 증거재판주의 원칙에 따라 판단해 달라”고 했다. 박 전 대법관도 “법관 탄압을 위한 블랙리스트가 존재하지 않았고 재판 거래도 없었음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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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재판에서 양 전 대법원장 측 변호인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가 이민걸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과 이규진 전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에게 유죄를 선고하며 양 전 대법원장과의 공모 관계를 일부 인정한 것에 대해 반박했다. 양 전 대법원장 측은 “행정처 직원들이 정기적으로 대법원장에게 보고하는 업무 체계가 존재하지 않았다”며 “대법원장이라도 재판 독립을 침해할 수 없고, 법관이 복종할 의무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이 일제 강제징용 소송 등 재판에 개입했고 법관을 부당하게 사찰하거나 인사에 불이익을 가했다”며 반박했다.

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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