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3대 문화권 사업’ 코로나 악재로 ‘휘청’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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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개 시군에 걸친 유교·가야·신라
2조원대 사업 애물단지 전락 우려
삼국유사 테마파크 등 입장객 급감
경영 위기는 고용불안으로 이어져

경북 군위군 의흥면 삼국유사 테마파크(위쪽)와 청도군 운문면 신화랑풍류마을. 경북의 대표적인 문화 관광 시설이지만 코로나19 여파로 관광객이 줄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군위군·청도군 제공
경북 군위군 의흥면 삼국유사 테마파크(위쪽)와 청도군 운문면 신화랑풍류마을. 경북의 대표적인 문화 관광 시설이지만 코로나19 여파로 관광객이 줄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군위군·청도군 제공
경북 3대 문화권 사업을 통해 조성한 관광 인프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위기를 맞고 있다. 해당 지방자치단체들은 시설 활성화를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지만 사정이 녹록지 않다.

경북 3대 문화권 사업은 2010년부터 23개 시군에 흩어져 있는 유교 가야 신라 3대 역사자원과 낙동강 백두대간이라는 친환경 녹색자원을 활용해 문화관광기반을 넓힌다는 목표로 시작했다. 43개 지구에 총사업비 1조9870억 원(국비 1조1440억 원, 지방비 6723억 원, 민자 1707억 원)을 투자한다.

현재 43개 가운데 35개 시설이 2018∼2019년 완공됐다. 하지만 개장 초반부터 코로나19라는 악재를 만났다. 삼국유사의 고장 군위에 들어선 의흥면 삼국유사 테마파크는 총사업비 1223억 원을 투입해 지난해 문을 열었지만 개장 첫해부터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다. 개장 직후인 지난해 7월 2만600여 명이 찾아 1억4500여만 원의 수익을 올렸지만 같은 해 11월 9577명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입장객은 2000여 명에서 1만3000여 명 수준이다. 이 기간 월평균 수익은 6000여만 원으로 감소했다.

경영 위기는 고용 불안으로 이어지고 있다. 테마파크를 관리하는 군위문화관광재단은 올해 초 전체 직원 24명 가운데 계약직 18명과 6개월 단기 계약했다. 지난해 1월 재단 출범당시 1년 계약 후 상당수 직원이 정규직 전환을 기대했다. 하지만 출범 1년 만에 6개월 단기 계약으로 조직의 사기가 떨어졌다.

올해 운영 예산은 15억 원으로 지난해 24억 원보다 크게 줄었다. 군위문화관광재단 관계자는 “계약직들의 업무 의욕을 높이는 차원에서 단기로 계약했다. 운영 예산은 자립성을 키우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청도군 운문면 신화랑풍류체험벨트도 걱정이 태산이다. 이곳 풍류마을 이용객은 2019년 5만1344명에서 지난해 2만1069명으로 감소했다. 시설 관계자는 “지난해 적자는 75%였다. 단체 숙박 중심으로 운영하는데, 코로나19 영향으로 적자가 더 컸다”고 말했다. 경주시 석장동 화랑마을은 2019년 12만7500명이 다녀갔지만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방문객이 7만1000여 명으로 줄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며 기대를 모으고 있는 가야 문화권 기반 성주군 수륜면 가야산역사신화테마공원은 지난해 관광객이 전년보다 1만6000여 명 감소한 3만8000여 명이다.

올해 말 완공을 앞둔 안동 세계유교선비문화공원과 영양 산촌문화누림터 등 8개 시설도 비상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지역별 문화관광시설 테마와 콘텐츠 차별화가 시급한 실정”이라며 “경북도가 운영비 및 개선책 등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추가 사업비 8억 원을 투입해 시설별로 맞춤형 전략을 수립하고 연계관광 프로그램을 개발할 계획”이라며 “각 시설 운영 관리 담당자를 대상으로 역량을 강화하는 세미나를 열고 지자체별로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컨설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경북#문화권 사업#코로나 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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