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골퍼 문경준 ‘기적의 앨버트로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26일 03시 00분


코멘트

유럽투어서 확률 200만분의 1 성공
2008년 국내서도 앨버트로스 기록

343야드인 7번홀(파4)에서 문경준(38·NH농협은행·사진)의 드라이버 티샷이 그린에 오른 뒤 굴러 그대로 홀에 빨려 들어갔다. 홀인원보다도 어렵다는 앨버트로스(한 홀의 기준 타수보다 3타 적게 치는 것)를 낚는 순간이었다.

문경준은 25일 케냐 나이로비에서 열린 유럽프로골프투어 케냐 사바나클래식 2라운드 7번홀에서 파4 홀인원을 기록했다. 파4홀에서 앨버트로스가 나올 확률은 최소 200만분의 1로 알려져 있다. 문경준은 “짧은 파4홀이라 그린을 보고 드라이버 샷을 했는데 공이 똑바로 날아갔다”며 “이번 대회에서 기록한 파4 홀인원이 올해 행운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2021년을 최고의 한 해로 만들도록 온 힘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대회가 열린 카렌CC는 해발 1750m 고지대에 위치해 있어 비거리가 40야드 더 멀리 나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 아들을 둔 다둥이 아빠인 문경준은 남들은 평생 한 번 하기도 힘든 앨버트로스의 짜릿한 느낌을 두 번씩이나 맛봤다. 앞서 2008년 남서울CC에서 열린 GS칼텍스 매경오픈 2라운드 9번홀(파5)에서 두 번째 샷을 홀에 넣었다.

앨버트로스의 사나이라는 새 별명을 얻게 된 문경준은 테니스 선수에서 골프 선수로 전향한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다. 고교 1학년 때까지 테니스 라켓을 잡다가 개인 사정으로 그만둔 그는 대학 2학년 때 교양과목 이수를 위해 접한 골프가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당시 담당 교수이던 이문영 교수(현 문경CC 대표)의 추천으로 뒤늦게 골프를 시작했다. 2006년 겨울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시드권을 획득한 뒤 2019년 7차례 톱10에 오르며 KPGA 제네시스 대상을 받았다.

제네시스 대상 수상자 자격으로 유럽투어 출전권을 확보한 문경준은 이날 진기록에도 3오버파 74타를 쳐 중간합계 4오버파 공동 125위로 컷 탈락했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
#프로골퍼#문경준#앨버트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