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파 넘은 우정… 암 투병 밥 돌 찾아간 바이든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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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돌 前의원 폐암 4기 소식에
일정 없던 문병… “그는 잘 이겨낼것”
당적 달라도 서로에 존경심 밝혀

밥 돌 전 공화당 상원의원(오른쪽)이 2013년 12월 조 바이든 당시 부통령(왼쪽)으로부터 맥거번-돌 리더십 상을 받고 발언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과 돌 전 의원은 각각 민주당과 공화당 소속으로 당은 다르지만 20년 넘게 상원에서 의원으로 활동하며 우정을 쌓았다. 20일 바이든 대통령은 돌 전 의원의 암 투병 소식을 듣고 그를 찾아 위로했다. AP 뉴시스
밥 돌 전 공화당 상원의원(오른쪽)이 2013년 12월 조 바이든 당시 부통령(왼쪽)으로부터 맥거번-돌 리더십 상을 받고 발언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과 돌 전 의원은 각각 민주당과 공화당 소속으로 당은 다르지만 20년 넘게 상원에서 의원으로 활동하며 우정을 쌓았다. 20일 바이든 대통령은 돌 전 의원의 암 투병 소식을 듣고 그를 찾아 위로했다. AP 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79)이 20일(현지 시간) 암 투병 중인 밥 돌 전 공화당 상원의원(98)을 예고 없이 찾아가 위로했다. 각각 민주당과 공화당 소속인 두 정치인의 정파를 초월한 우정에 외신의 관심이 쏠렸다.

미국 CNN 등 주요 외신은 바이든 대통령이 토요일인 이날 돌 전 상원의원이 살고 있는 미 워싱턴의 워터게이트 단지를 찾아갔다고 보도했다. 이는 당초 백악관 공식 일정에는 없었다.

외신에 따르면 돌 전 의원은 폐암 4기를 선고받고 투병 중인 사실을 18일 언론에 공개했다. 이 소식을 접한 바이든 대통령이 바로 돌 전 의원을 찾아간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돌 전 의원을 만나고 나온 뒤 기자들에게 “그는 잘 이겨내고 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미 상원에서 우정을 쌓아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1973∼2009년, 돌 전 의원은 1969∼1996년 상원의원을 지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당, 돌 전 의원은 공화당으로 서로 대립하는 진영에 몸담았지만 공개적으로 서로에 대한 존경심을 밝혔다. 백악관은 두 사람의 관계를 ‘절친(close friend)’이라고 표현했다. 지난해 11월 미 대선 이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불복이 이어졌을 때 공화당에서 공개적으로 바이든의 승리를 선언한 사람 중 한 명이 바로 돌 전 의원이다. 그는 지난해 12월 “선거는 끝났고 바이든은 1월 20일(취임식 날) 대통령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을 ‘내 친구’라고 칭하며 “정부와 의회가 어떻게 일하는지 잘 아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제2차 세계대전 육군 참전용사인 돌 전 의원은 이탈리아 전투에서 포탄을 맞아 오른손과 팔이 마비되는 장애를 갖게 됐다. 그는 2018년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추모식에 휠체어를 타고 참석했다가 거동이 불편한 몸을 일으켜 왼손으로 거수경례를 해 미국인의 감동을 자아냈다. 돌 전 의원은 1988년 공화당 대선 경선 때 부시 전 대통령과 경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11년 부통령으로 재임할 때 공식 행사에서 돌 전 의원을 향해 “그는 우리 모두가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하는 것들을 나에게 가르쳐 주었다”며 “바로, 전쟁에서 국가를 위해 헌신한 이들과 그들의 가족을 돌보는 게 이 나라의 책무라는 것”이라고 경의를 표했다. 돌 전 의원과 둘이서 프랑스 노르망디 해안을 여행했다는 사실도 밝혔다.

캔자스 출신인 돌 전 의원은 1980년, 1988년 대선에 도전했지만 공화당 후보로 선출되지 못했다. 1996년 대선에서는 민주당의 빌 클린턴과 맞붙었다가 패배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바이든#밥 돌#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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